• Total : 2337106
  • Today : 880
  • Yesterday : 1296


웅포에서

2008.06.24 18:53

하늘꽃 조회 수:1668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하늘꽃은 여기서 감동받아 얼어버렸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의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맞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물님 2015.05.19 1536
212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1537
211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1537
210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1537
209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1540
208 진정한 여행 물님 2017.02.24 1541
207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물님 2016.02.05 1546
206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1549
205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1551
204 마음의 지도 물님 2012.11.05 1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