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09.10.12 21:49
10월
무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 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시인 오세영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33 | 문태준 - 급체 | 물님 | 2015.06.14 | 2967 |
232 |
예수에게.1 / 물
[1] ![]() | 하늘꽃 | 2007.09.01 | 2969 |
231 | 감각 | 요새 | 2010.03.21 | 2969 |
230 | 흰 구름 [1] | 요새 | 2010.07.06 | 2970 |
229 | 봄밤 - 권혁웅 | 물님 | 2012.09.20 | 2972 |
228 | 이육사 유고시 -광야 | 물님 | 2021.06.10 | 2972 |
227 |
산수유 댓글
![]() | 심영자 | 2008.03.29 | 2973 |
226 |
그리움
[2] ![]() | 샤말리 | 2009.01.12 | 2976 |
225 |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 | 운영자 | 2007.08.19 | 2980 |
224 |
구름 한 점
![]() | 구인회 | 2010.02.02 | 2980 |
열매가 떨어져 생명이 되고
생명이 떨어져 영원이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