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면 ,,, 심 훈
2010.02.25 14:18
![]()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며는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鐘路)의 인경(人磬)을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鼓〕을 만들어 들처메고는 여러분의 행렬(行列)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출전 : ''그날이 오면''(1930.3 ) |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13 | 새해 첫 기적 [1] | 도도 | 2011.01.01 | 2123 |
212 |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 하늘꽃 | 2008.08.15 | 2123 |
211 |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 물님 | 2021.12.09 | 2122 |
210 | 꽃 -김춘수 | 물님 | 2012.07.24 | 2122 |
209 | 보고 싶다는 말은 | 물님 | 2012.06.04 | 2121 |
208 |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 물님 | 2012.04.07 | 2121 |
207 | 이장욱, 「토르소」 | 물님 | 2012.03.27 | 2117 |
206 | 물 [1] | 샤론(자하) | 2012.03.12 | 2117 |
205 |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 물님 | 2011.11.22 | 2117 |
204 | 인생을 말하라면 | 물님 | 2011.12.05 | 2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