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2132
  • Today : 706
  • Yesterday : 1200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992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2880
242 사랑하는 까닭 [3] 물님 2009.09.27 2884
241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2884
240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2884
239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2884
238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2887
237 봄날에 [1] 요새 2010.01.01 2890
236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2895
235 신록 물님 2012.05.07 2895
234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2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