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9924
  • Today : 790
  • Yesterday : 1075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2988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바다가 말하기를 [2] 운영자 2008.12.06 2800
142 행복 요새 2010.07.20 2799
141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2798
140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2797
139 가을은 아프다 / 신 영 [2] 구인회 2010.09.11 2795
138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1] 운영자 2007.07.19 2794
137 물님 2012.06.14 2792
136 가졌습니다 하늘꽃 2008.01.08 2790
135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2788
134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2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