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062
  • Today : 836
  • Yesterday : 1296


시론

2009.04.16 21:03

물님 조회 수:1464

시론


현대시는 상징과 은유이다

시만 그런 것인가

빛에 의해 드러나는 이 세계가 모두

시와 같다.

밥상의 반찬들

그들이 나의 입 속에서 속절없이

씹힐 때까지의 과정은 온통 상징이고

하늘의 사랑이다.

하늘 아래 사랑 아닌 것이 있었던가.

그렇다면 하늘아래 시 아닌 것은 또 무엇인가.

시냇물과 바다

개와 고양이

낙엽송과 참나무

그들의 소리를 들어보면

그 속에 창세기도 있고 묵시록도 있다.

사람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익은 열매 같은 죽음으로도 죽지 못하는

이런 세상에서

만물의 영장이 인간이라고

떠들 것도 없다는 말씀도 있다.

만물은 자기 색깔

자기 얼굴로 웃고 있다.

나대로 저절로 살아가면서

그들은 한줌의 바람에도 일제히

자기 춤을 추고 자기 목소리로

지금을 노래한다.

하늘도 구름도 공중의 새 한 마리도

나의 마음

하늘의 뜻을 나타내는 상징

나를 읽어주는 한편의 시다.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차를 마셔요, 우리' - 이해인 물님 2011.04.21 1764
162 평화의 춤 [1] 물님 2009.05.18 1770
161 새해 첫 기적 [1] 도도 2011.01.01 1770
160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1] 운영자 2007.07.19 1789
159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운영자 2007.08.19 1791
158 그대들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3] file 구인회 2009.06.13 1798
157 신현락, 「고요의 입구」 물님 2013.01.08 1801
156 바다는 file 운영자 2007.09.09 1814
155 분수 -물님시 [1] file 하늘꽃 2007.08.29 1824
154 포도주님독백 [7] 하늘꽃 2008.08.21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