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8989
  • Today : 770
  • Yesterday : 1297


담쟁이

2014.05.13 06:28

물님 조회 수:4622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가람 이병기 -난초- 물님 2013.06.04 4783
302 雨期 [1] 물님 2011.07.29 4771
301 어떤바람 [2] 제로포인트 2016.04.04 4763
300 아침에 쓰는 일기.3 [2] 하늘꽃 2008.05.20 4761
299 짧은 전화 긴 여운 - 오리지날 버전으로 [3] 도도 2009.09.28 4732
298 이별1 도도 2011.08.20 4731
297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4729
296 벚꽃이 벚꽃에게 [3] 운영자 2008.04.17 4729
295 새해 다짐 -박노해 물님 2023.01.04 4722
294 자리 [2] 물님 2013.01.31 4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