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6556
  • Today : 627
  • Yesterday : 99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925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3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2812
192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2809
191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2808
190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2805
189 봄날에 [1] 요새 2010.01.01 2803
188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2802
187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2798
186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2797
185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2797
184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2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