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2775
  • Today : 622
  • Yesterday : 988


조문(弔問)

2016.11.24 10:13

물님 조회 수:2083

조문(弔問)
                     김수호

아침 안개는
부끄러움이 피워내는 환각이다.
나는 끈적한 안개 한 모금을 삼키고
부끄러움에 취해 손을 뻗었다.

손 뻗은 자리엔 죽은 노목(老木)이 있다.
추한 저 껍데기도 누군가의 버팀목이었다.
해는 오늘도 뜨고 또 다시 지겠지만
죽어버린 아버지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말라비틀어진 마음에 위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들이쉬었던 상념을 뱉는다.
해는 모르는 새 머리 위까지 왔다.
눈물고인 눈으로 나는
단풍과 둘이서 붉게 노목(老木)을 조문(弔問)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3 `그날이 오면 ,,, 심 훈 file 구인회 2010.02.25 2176
352 세사르 바예호 물님 2017.11.02 2196
351 南으로 창을 내겠소 file 구인회 2010.03.11 2199
350 길을 잃으면 물님 2019.09.30 2205
349 요새 2010.03.15 2212
348 생명의 노래 [1] 구인회 2010.01.27 2222
347 나비에게 file 요새 2010.07.18 2223
346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물님 2016.03.08 2226
345 요새 2010.07.20 2255
344 전화 -마종기 시인 물님 2012.03.26 2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