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4720
  • Today : 636
  • Yesterday : 851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3647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나에게 사명 완수한 시 소개 합니다 [1] 하늘꽃 2008.02.01 3341
262 행복 요새 2010.07.20 3341
261 귀를 위하여 /물님 하늘꽃 2007.09.14 3344
260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물님 2015.05.19 3345
259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3346
258 사십대,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 운영자 2008.06.10 3347
257 지금 봉선화를 찾으시나요? [5] 하늘꽃 2008.08.26 3350
256 사철가 [1] 물님 2009.03.16 3352
255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3353
254 벼 - 이 성부 [1] 물님 2011.10.03 3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