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9084
  • Today : 821
  • Yesterday : 924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557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이중묵 2009.02.04 2408
272 석양 대통령 물님 2009.05.13 2408
271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2408
270 그대에게 /이병창 [2] 하늘 2010.09.08 2413
269 깨끗한 말 물님 2019.09.11 2416
268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2419
267 초파일에 [2] file 도도 2009.05.02 2423
266 '차를 마셔요, 우리' - 이해인 물님 2011.04.21 2428
265 시론 물님 2009.04.16 2429
264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2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