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5102
  • Today : 701
  • Yesterday : 1527


웅포에서

2010.12.05 19:47

요새 조회 수:2052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1955
122 거짓말을 타전하다 [1] [2] 물님 2012.04.24 1955
121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 / Rumi 구인회 2012.10.12 1953
120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1952
119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1950
118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1950
117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구인회 2012.02.15 1946
116 가지 않은 길 요새 2010.03.19 1946
115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1946
114 사로잡힌 영혼 [1] 물님 2018.09.05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