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5012
  • Today : 611
  • Yesterday : 1527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012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1941
142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1940
141 어떤바람 [2] 제로포인트 2016.04.04 1939
140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1938
139 찬양 [6] 하늘꽃 2008.09.25 1933
138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1931
137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928
136 시바타도요의 시 물님 2017.01.27 1927
135 눈물 [1] 물님 2011.12.22 1927
134 봄날에 [1] 요새 2010.01.01 1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