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0652
  • Today : 530
  • Yesterday : 927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2534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2502
242 고향 -정지용 물님 2011.02.01 2502
241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2502
240 김남주, 「추석 무렵」  물님 2011.09.14 2502
239 지금 봉선화를 찾으시나요? [5] 하늘꽃 2008.08.26 2503
238 사랑 요새 2010.12.11 2503
237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2504
236 물님 2012.06.14 2506
235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2509
234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2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