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8470
  • Today : 251
  • Yesterday : 1297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2007.07.19 22:29

운영자 조회 수:4191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이병창


오늘 새벽은  새소리보다도 더 빨리
전화벨이 울린다.
이세종 선생님의 수도터를 지키는
심상봉 목사님의 전화


  "반딧불 보러 개천산에 와 봐."
  "불재에도 반딧불이 있는데요.
   저 어젯밤에도 봤어요."


내 목소리는 퉁명스러웠다.
  "또 무슨 뜽금없는 말씀을 하십니까?"


  "항생제 범벅친 사료 먹고 사는 탓인지
   요즘 소똥에서는 반딧불 보기 어려운데
   모아놓은 내 똥에서 아, 글쎄
   지금 반딧불이가 나오고 있어."


똥간에 쭈그리고 앉아
반딧불이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을
심목사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


하늘나라 어린이 ,
한 새벽부터 자기 똥 자랑에 여념이 없는
우리 심상봉 목사님!


똥이면 어떠랴,
누구의 똥이라 한들 어떠랴,
한세상 반딧불이 되어
나의 하늘을 밝히면 되는 것을.


2007. 6. 16.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 풀 - 김수영 [1] 물님 2011.12.11 4443
182 오래 되었네.. [1] 성소 2011.08.10 4448
181 가장 좋은 선물은 ? 물님 2010.12.23 4454
180 비 내리면(부제:향나무의 꿈) / 이중묵 [4] file 이중묵 2009.01.21 4456
179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4457
178 풀꽃 [1] 물님 2010.12.30 4458
177 나무학교 물님 2013.11.27 4459
176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4462
175 "되어보기" 를 가르쳐 주는 시(3차 심화과정 중) [4] 포도주 2008.08.11 4466
174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4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