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4
아들아, 봄길은
숨 이병창
아들아, 봄길은
가만가만 걸어야 한다
사람의 발길이 가까울수록
땅바닥에 붙어 피는 민들레가
너의 발밑에서 떨고 있구나
너는 지금 맨땅 위를
걸어가고 있지 않다
네가 걷는길은
온 우주의 힘이 여린 순으로
올라오는 길
빛을기다려온
빛을 향한 순례를 떠나는
생명들의 머리 위를 지나가고 있다
아들아, 봄길은
숨을 죽이고 걸어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피어나는 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주어진 운명을 필연으로 받아들인
봄꽃들의 아픈 미소를 읽으며
걸어야 한다
봄길은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86 | 와인파티 [1] | 도도 | 2013.06.25 | 2881 |
785 | 하나님은 사랑이시다(6.23) [1] | 구인회 | 2013.06.25 | 2224 |
784 | 눈을 돌리는 시간 "지금" | 구인회 | 2013.06.08 | 2360 |
783 | 백글로리아님과 주일 예배[5.19] [1] | 구인회 | 2013.05.19 | 2572 |
782 | 데카그램 형제들과 童心園에서 | 구인회 | 2013.05.18 | 3051 |
781 | 부처님오신날 물님 축사[5.17] [3] | 구인회 | 2013.05.17 | 3137 |
780 | 농촌교회의 새로운 가능성, 농촌유학 | 구인회 | 2013.05.07 | 2727 |
779 | 동광원 발상지를 찾아서 | 도도 | 2013.04.17 | 21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