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1277
  • Today : 1051
  • Yesterday : 1092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3046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3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물님 2021.10.19 2950
192 배달 [1] 물님 2009.03.12 2953
191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file 구인회 2010.07.27 2955
190 구름의 노래 [1] 요새 2010.07.28 2959
189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2960
188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2961
187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요새 2010.03.19 2962
186 오래 되었네.. [1] 성소 2011.08.10 2962
185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이중묵 2009.03.03 2976
184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2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