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의 편지 / 신화
2014.01.08 20:22
얼핏 들려오는 CF멘트도 고개를 끄덕이게 할 때가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엔 ‘아내는 여자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제 2의 박태환이 되려 하지 말라,
제 2의 장미란이 되려 하지 말라, 다만 그들의 아픔과 노력, 그리고
땀을 흘리며 너만의 신화를 창조해라’라는 말이 아주 맘에 듭니다.
이러한 멘트야말로 비록 CF멘트지만 주체의식이 없이
다른 이를 모방하려고만 하는 이들에게 깨달음을 될 것 같습니다.
깨달음을 주는 사람이 ‘성자’라면 그러한 성자들은 도처에 널려있는데
반드시 모범적이고 훌륭한 것만이 깨달음을 주는 건 아니지요.
눈만 제대로 뜬다면 오히려 삐뚤어지고 잘못된 것들을 통해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지요.
원효가 깨달음을 얻었던 것은 해골에 담긴 썩은 물이고,
석가는 보리수였습니다.
성경이라고 해서 모범적이고 좋은 내용만이 아니라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온갖 죄악 되고 끔찍한 내용들도 있어
그것은 넘어지고, 비틀거리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처럼 깨달음이 됩니다.
그러기에 때로는 방해요소처럼 보이는 것들을 통해서도
우리는 깨달음을 얻게 되고 그로 인해
그분의 인도하심과 역사를 체험하게 됩니다.
복음을 전하다가 빌립보 옥에 갇힌 사도 바울은
‘형제들아 내가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 전파에 진전이
된 줄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빌1:12)라고 했습니다. ‘큰 물결 일어나 나 쉬지 못하나 이 풍랑 인연하여서 더 빨리 갑니다’라는 찬송(503장)을 힘들 때마다 불러왔지만 그래도 돌아보는 우리의 삶은 모두가 신화였습니다. 신화(神話)가 인간의 한계 안에서는 불가능한, 즉 신의 영역 안에서만이 가능한 이야기라면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삶부터가 신화지요. 절망적인 장애를 가진 내가 주님의 사역자가 된 것을 비롯해서 사역을 하는 내내 순간마다 역사하신 모든 사건마다 신화였습니다. 내 손으로 흙 한 삽 뜰 수 없는 여건에서 부지를 마련하여 건축까지 할 수 있었던 감동은 건축현장에 가면 옷에 묻는 흙까지도 소중하여 털어버리지를 못했지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신화는 그분과 나만이 아닌 반드시 협력해준 소중한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신화를 이루어준 그들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여자임을 아예 포기하고 살았던 내가 결혼이라는 신화까지 체험했습니다. 그분이 어미닭처럼 품어주시기만 한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만의 신화를 이루어갈 것입니다. 생명을 안은 알(卵)처럼 날개를 펴고 역동하는 놀라운 역사를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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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일 홈피에 대한 특이 접속으로 일부 게시판과 댓글이 삭제되었습니다.
하루 전으로 복원시켰으므로 일부 글과 댓글이 소멸되었으나
다행이 가온님의
존재의 등불과 같은 글을 다시 소생시킬 수 있게되었습니다.
날마다 기적이요 신화의 날에 대하여 눈뜨게 하신
가온님께 감사드리며....
주신 생명 가운데 님의 평화가 함께하시기를 비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