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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의 편지 / 한 걸음

2014.02.08 11:32

가온 조회 수:12532

 

어릴 적 시골 조부모님 댁에서 한 가족처럼 지내던 분으로부터

당시 두어 살 된 나를 시골 집 마당에서

걸음마를 시켜주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나도 걸음마를 배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직 한걸음을 내딛기 위해 넘어지고 비틀거리며

전력을 다했던 시절이 누구에게나 있었지요.

 

그랬던 우리가 지금은 너무 많은 것을 하고자 하는 욕심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매일같이 유리문을 통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걷는 이들을 봅니다.

 

근처에 사는 뇌경색, 뇌일혈, 뇌졸중, 당뇨, 암 등을

앓는 이들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걸으면서 건강이 유지되고

호전되어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러한 모습이 단순히 건강하게 오래살기위한

방법으로만 보였지만 그러나 지금, 그것은 방법이 아닌 그들의 삶,

그 자체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하는 사역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있다면

기도는 방법이 아니라 그 자체가 이미 사역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일을 하기 원한다면

지금 가장 가까운 이를 섬기면 됩니다.

 

섬기는 일에는 높은 학식이나 많은 물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자비로운 마음과 사랑으로 움직이는 영혼만 있으면 되지요.

 

인간의 욕심만 버리면 누구나 주님의 일을 할 수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지금 떼어야 할 한 걸음입니다.(10:23)

 

어떤 사람에게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눈에 잘 띄는 일이 주어지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눈에 잘 안 띄는 일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작곡가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새로운 곡을 발표하는 날,

분명히 사람들로 가득 차 있으리라 예상했던 교회당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바흐는 연주자들에게 계획대로 연주할 것이라고 말하고

그가 지휘봉을 들자 이내 빈 교회당은 장엄한 음악으로 가득 찼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영적인 점검을 해봐야합니다.

 

어느 때라도 하나님 한분만을 의식하며 예배를 드릴 수 있는가?

 

하나님만이 내 유일한 독자라고 해도 나는 글을 쓸 것인가?

그리고 나의 글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한 걸음을 무시하고 여러 가지 것들에 매여 있는 까닭에

우리는 온갖 염려와 근심을 안고 살아가는 지도 모릅니다.

 

안개가 낀 것처럼 아득하게 앞이 보이지 않아도

한 걸음씩 걸으면 길은 열립니다.

 

걷는 중에 건강해지고, 걷는 중에 혼란스러운 마음이 정리되고,

걷는 중에 모든 문제들이 해결됩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찬송합니다.

내 갈 길 멀고 밤은 깊은데 빛 되신 주

저 본향 집을 향해 가는 길 비추소서

나 가는 길 다 알지 못하나 한 걸음씩 늘 인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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