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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락 교수, “유대교와 같이 한국교회는 통일의 걸림돌”
한신대신대원 목요강좌, 김창락 교수 ‘이스라엘 분단과 한반도 통일’
2014년 03월 28일 (금) 13:41:35 편집부webmaster@ecumenian.com

신약학자이자 민중신학자인 김창락 한신대명예교수가 이스라엘 민족의 분단과 한반도 상황의 유비를 통해 현재 한국기독교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한신대 신학대학원 2014년도 1학기 목요강좌가 ‘한국교회와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진행 중인데 그 첫 번째 강연으로 3월 27일 오후 1시 컨벤션홀에서 김창락 교수의 강연 ‘이스라엘의 분단과 한반도 통일: 성서적 접근으로 본 통일’이 시작된 것이다.

   
▲ 3월 27일 오후 1시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컨벤션홀에서 목요강좌가 열렸다.ⓒ에큐메니안
한신대 신학대학원과 경동교회가 공동으로 개설한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인 목요강좌(여해강좌)는 앞으로 통일을 주제로 8강이 진행될 예정이며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의 강사가 한반도와 동북아, 남북협력, 탈북자, 독일 통일 등의 주제로 강연할 계획이다.

김창락 교수는 독일의 신약학자 루돌프 불트만의 “구약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사는 실패와 좌절의 역사이다. 그러나 예수사건을 통해 종말적 구원이 이뤄졌기 때문에 구약의 약속은 유효하게 됐다.”라는 증언을 전하며 하나님의 구원사가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어떻게 시도되고 좌절했는지 그리고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뜻을 외면하고 결국에는 제사장과 율법학자들이 지배하는 폐쇄적 종교집단으로 전락했는지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남북으로 이스라엘이 분단되었음에도 특이한 점은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가 없었다며 유일한 것이 에스겔의 나뭇가지가 이어지는 환상에 대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바벨론에서 귀환한 남유대 백성이 예루살렘에 성전을 지을 때 옛 북이스라엘 백성들이 함께하고자 했으나 거절한 것은 마지막 민족통일의 기회를 외면해 결국 유다와 사마리아의 관계가 예수시대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 ⓒ에큐메니안
김 교수는 “이러한 이스라엘의 역사를 한반도에 비춰본다면 지금은 오히려 기독교가 민족통일을 방해하고 있다. 바빌론 귀환 후 유대교 공동체가 편협한 종교집단으로 전락했듯이 폐쇄적이고 옹졸한 기독교는 민족통합에 암적 존재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초대교회가 복음의 유지에 따라 하나님의 종말적 구원에 역할을 다해 하나님의 구원사건이 된 것처럼 지금의 기독교가 예수의 정신으로 바뀐다면 평화통일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락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통해 아래와 같은 결론을 통해 민족통일에 대한 몇 가지 대안을 도출해 냈다.

1. 중앙집권적 왕국의 건설은 민권을 침해할 위험을 생래적으로 내포하고 있다는 엄중한 경고 가 있었다.

2. 민권을 침해하는 불의한 왕 때문에 북쪽 이스라엘 왕국이 새로이 건설된 것은 하나님의 뜻이었다.

3. 이스라엘 민족이 남북 왕국으로 분열되어 있었으나 남북 왕국의 백성은 서로 형제로 대하는 것이 마땅하다.

4. 에스겔은 남북왕국이 하나로 통합하는 환상을 보았으나 그것은 남북왕국이 다 멸망하고 난 후에 본 환상이었기 때문에 남북왕국이 실천할 정치요강이 될 수 없었다.

5. 바빌론 포로 생활에서 귀환한 유다의 지도자들은 옛 북왕국의 백성들과 자연스럽게 사회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내던져 버렸다. 그리하여 유다 백성과 사마리아 사람들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생기게 되었다.

6. 신약성서 시대에 대다수 유다 민중은 다윗의 자손 가운데서 유능한 메시야가 출현하여 이스라엘 왕국을 재건할 것을 고대했으며 무장 투쟁적인 메시야 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기도 했다.

7. 나사렛 예수의 선교활동은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선포하면서 모든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회복하는 사회변혁운동이었다.

8. 신약성서 시대의 그리스도교회는 예수의 선교 정신을 계승발전시켜서 모든 민족들 사이에 막힌 담을 헐어버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갖가지 차별이 철폐된 새로운 인류 공동체를 건설하는 일을 수행했다.

위의 연구 결과에 근거해서 우리는 민족의 평화통일 문제에 대하여 어떠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가?

1. 통일 그 자체가 절대적인 가치일 수 없다. 통일을 이루든지 분열 상태를 지속하든지 어느 쪽이 인권신장에 더 이바지 하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2.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차별을 철폐하는 사회적 통합이 국토나 통치권력의 통일보다 우선해야 한다.

3. 분단 상태가 남북 민중이 겪어야 하는 모든 고통의 근본 원인으로 규정된다면 통일은 우리 민족의 지상 과제이다.

4. 통일의 방법은 평화적인 것이어야 한다.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통일의 근본 목적에 위배된다.

5. 배타적 민족주의는 그리스도교의 복음에 위배된다. 우리 민족의 통일은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이어야 한다.

6. 그리스도인들의 역사 변혁운동은 하나님 나라의 질서라는 궁극적 가치에 부합되는 것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