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507768
  • Today : 1322
  • Yesterday : 806


달팽이

2008.06.08 23:30

운영자 조회 수:7138



       달팽이
                         - 문연남의 달팽이 그림에 붙여 -


간다
그냥 간다.
두려움 없이 가는 길
공중의 새는 날다가 떨어져도
나는 쓰러지지 않는다.
내가 나로서 가는 길
지구는 너무나도 든든하여
넘어질 곳은 하나도 없다.


간다.
저기 하늘을 찌르는 나무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인간들은 가르친다는 데
나는 그냥 갈 뿐.
조상들이 걸어 온 수평의 길을 지나
이제 나는 수직으로 상승하는 길을
걸어보리라.


내가 걸어 온 길에도
흔적은 남아 있다.
누군가의 길이 될 흔적이.
아무리 끈끈하고 축축한 삶이라 해도
등에 진 짐에 등이 휘어진다 해도  
나는 이곳에만 머무를 수 없다.
이곳에서 여기로 떠나가는 길
나는 늘 그 길을 가는 나그네일 뿐.
허공을 향하여
세월을 향하여 걸어가는
나그네일 뿐.


               08. 6. 6 아침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나는 나날이 운영자 2008.06.18 6124
102 나비 / 류 시화 [1] file sahaja 2008.06.16 6010
101 고백시편 -13 [2] 조태경 2008.06.14 6244
100 사십대,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 운영자 2008.06.10 6017
99 달팽이.2~ [1] 하늘꽃 2008.06.09 6956
» 달팽이 [7] file 운영자 2008.06.08 7138
97 보내소서~힘 되도록~ [2] 하늘꽃 2008.06.06 5967
96 우꼬 사라 우꼬 사라 [3] 운영자 2008.05.29 7127
95 불먹은 가슴 [4] 하늘꽃 2008.05.27 6965
94 찔레꽃 [9] file 운영자 2008.05.25 7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