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20691
  • Today : 963
  • Yesterday : 1083


웅포에서

2008.06.24 18:53

하늘꽃 조회 수:1466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하늘꽃은 여기서 감동받아 얼어버렸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의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맞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눈 / 신경림 구인회 2012.12.24 1444
202 가장 좋은 선물은 ? 물님 2010.12.23 1447
201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1447
200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1453
199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물님 2011.10.10 1455
198 풀꽃 [1] 물님 2010.12.30 1456
197 오래 되었네.. [1] 성소 2011.08.10 1457
196 확신 [2] 이상호 2008.08.03 1458
195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1462
194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1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