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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붓다마스(Mary Buta-mas) 화해, 화합, 하나가 되자



누구라도 신앙의 자유와 신앙의 존엄성 헤쳐서는 안 된다. ‘남에게 대접받으려면 먼저 대접하라’는 말이나 ‘모든 것을 자비와 용서로 대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그래서 영원한 진리다.



날이 갈수록 다원화되어가는 세상에서 종교는 더욱 다양한 칼라로 존재할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믿는 종교가 거대 종교이든 아니면 소수 종교이던 믿는 신도의 입장에서 신의 존재적 가치가 동일하다는 생각으로 타 종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종교가 우선은 인간의 삶과 현실을 위한 것이라면 우리가 지금 사는 공동체에서 갈등, 분쟁이 오히려 사회 안정성을 헤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막연하게 말로만 서로 존중하라기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다 함께 살아가는 종교의 의미를 사회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 사회는 권위주의 사회에서 탈권위주의로 가고 있고 글로벌 다원화 사회로 가고 있어 종교, 종파 간에도 새로운 소통의 언어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의 종교는 양적으로 급성장 한데 비해 내적 성숙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 것이고 보면 이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풀어가야 할 때라고 본다.



하나의 좋은 예를 소개한다. 종교 간 화해와 평화를 주장해온 이병창 목사는 몇 해 전 <메리 붓다마스>란 시집을 냈다. 시인이 담임 목사로 있는 진달래 교회에서 성탄절 예배가 끝날 무렵 같은 동네에 있는 인각사 주지 상인 스님이 전화를 걸어와 활기찬 목소리로 “ 메리 크리스마스!. 교우들에게 평화의 소식과 안부를 지금 전해 주세요.”라고 했다. 그러자 교우들이 그럼 석가탄신일 때 뭐라고 축하 인사를 해야 하나요, 하고 물었다.



그때 목사님이 “메리 붓다 마스”라 하면 되겠지요. 목사님의 詩가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이 목사 시인은 “사랑해야 할 이웃이 있을 뿐 차별해야 할 타 종교인은 없다”고 메시지를 던진다.



지금 우리게 꼭 필요한 신앙인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이렇듯 종교 간의 벽을 허무는 “문자 메시지 보내기 운동” 이나 "다문화 종교 페스티벌" 같은 것을 마련해 국민축제로 승화 시키는 것도 방법이 되지 않을까. 각 종교, 각 교파가 가진 저마다의 예술총체가 집약하면 매우 훌륭한 문화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본다.



무릇 모든 오해는 남의 것을 알지 못하고 자기 것만 주장하는 편협성이나 자폐성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종교 문제는 비단 종교를 초월해 우리 국민들의 인식 전반을 올리는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적 소통만이 차갑게 바라보는 종교 간의 두터운 벽을 허무는데 작용을 할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의 엄정중립 표명이 있었고,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의 재발 방지, 불교계 요구 최대 수용이란 사실상의 실책을 인정한 만큼 불교계가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국민의 전체 여망이 국가 성장 동력에 있는 만큼 화합의 분위기로 전환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종교 문제가 제도문제만으로 해결될 것이라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국민의 종교 마인드 개선이 더 시급하다고 보고 꾸준한 노력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



만약 이 같은 문제들이 필요 이상으로 확대되는데 일부 세력들의 부추김이 있다면 불안정한 사회 갈등의 원인으로 국가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기에 문제를 초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종교 지도자들의 역할론이 제기된다. 가령, 종교 지도자들 간에 핫라인(Peace & Peace Phone)을 개설하는 것은 어떨까.



어느 쪽이든 먼저 벨을 들면 서로 모여 덕담도 나누고 현안 문제에 공동 대처해 지도자들이 영적으로 국가를 걱정하고, 국민의 안위를 위해 정신적인 리더로서 혜안을 보인다면 그 영적 샘에 마음을 적시는 신도나 국민은 행복하지 않겠는가.



아무튼, 어떤 이유에서든 종교까지 세파에 시달려 오늘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국민의 삶을 피곤하게 한다면 과연 종교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이 생긴다.



지금 우리는 이미 다문화 국가에 들어섰다. 이는 이미 다문화와 다종교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을 안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때문에 종교의 문제나 다문화의 문제를 보다 현장감 있게 연구하고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오히려 발상의 전환으로 이번 기회에 종교로 인한 갈등 시대를 마감하고 종교끼리 선의의 경쟁을 펼쳐 사회에 아름다운 종교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새 종교 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상생과 화해에 가장 앞장서야 할 단체가 종교가 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바로 엊그제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 젊은 태극선수들이 세계 7위라는 올림픽사상 최고의 위업을 달성한 열기를 썰렁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모처럼의 국민적 열기와 에너지를 종교 편향성 문제로 잃어버린다면, 선수들의 땀과 눈물, 손이 부르터지라  손뼉을 친 우리 스스로 자긍심은 어찌 되는가. 우리 젊은 세대의 꿈과 비전에 답하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자정하고 대화로 이 문제를 풀어 갔으면 한다.



한국은 이제 혼자 사는 나라가 아니다. 세계가 모두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국가지명도를 높여 세계시장을 개척하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일자리 만들고, 환율비상의 정국을 돌파해 수출환경도 개선해야 한다.



어떤 경우든 종교 차별은 안 되고, 애초 그런 생각도 버려야 한다. 불교계도 충분히 의사 표현을 한 만큼 수행 정진을 하고 그간 서운함이나 축적된 감정을 이번 기회로 풀고 정부의 자세를 지켜보는 것이 국민 보기에도 모양새가 좋을 듯 싶다.



아무튼, 국민의 정신과 인식을 높여 선진 코리아를 만드는데 종교인의 역할이 심대하다. 그런 만큼 얄팍한 포퓰리즘이 먹혀들지 않도록 새 정부는 국민의 종교 인식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



지도자의 말 한마디에 천금의 무게가 실리는 그런 종교 지도자의 메시지가 필요한 때다. 아울러 민들레 꽃씨처럼 한없이 부드럽고 가벼운 착한 말씨 하나가 날아다니며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 않겠는가.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붓다 마스! 서로 자꾸 부르다 보면 친구가 될 것이라 믿는다.




2008/08/28 [11:06] ⓒ 문화저널21

문화저널21 탁계석 /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