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의 편지 / 긍정의 힘
2009.12.10 10:11
정신지체 가족 중에는 늘 웃는 얼굴로 기뻐하는 기(氣)를 뿜어내 주변까지 밝게 하는 성격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
늘 우울한 모습으로 분위기를 침체시키는 성격도 있습니다.
만날 때마다 다독거려 기분을 풀어주노라면 연민과 함께 도대체 어떤 어둠의 세력이 저 약한 심령을
저렇듯 짓누르고 있을까?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같은 여건에서 같이 생활을 해도 기뻐하는 자가 있고 불평하는 자가 있듯이,
똑 같은 여건에서도 행복한 자가 있고, 불행한 자가 있는 것은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기뻐하는 것(살전5:16)은 확신이지만 불평하고 근심하는 것은 불신입니다.
긍정이 믿음의 모습이라면 부정은 불신의 모습입니다.
수년 전, 힘든 상황에서 지인인 어느 목사님의 말 한 마디로 위로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기쁘고 좋은 일이 있었는데 안 좋은 일도 있을 수 있지,...
어떻게 계속해서 좋은 일들만 있기를 바랍니까? "
얼핏 들으면 위로의 말이라기보다는 책망의 말처럼 들리는 이 말이 발을 동동 구르며
나보다 더 염려하는 이들로 인해서 숨이 막힐 것 같았던 나를 오히려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힘든 문제 속에 늪처럼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문제의 늪에서 헤어 나와
한 차원 높은 곳에서 삶을 관조할 수 있었습니다.
단 한 마디 말이라 하더라도 긍정의 힘은 대단한 것입니다. 긍정이 파워로 빛을 뿜어낸다고 한다면
부정은 살아 있는 것까지 죽음으로 빨아들이는 우리 삶의 블랙홀(black hole)이지요.
삶의 모든 불행은 부정적인 생각에서 비롯되며, 부정적인 생각은 불신에서 비롯됩니다.
부부가, 부모와 자식이, 상사와 부하가 상호간에 사랑을 확신할 수 있다면 불화는 없어질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섭리와 사랑을 확신할 수만 있다면 어떤 경우에도 절망으로 불행해지는 일이 없을터인데
그러지 못한 까닭에 끊임없이 주변으로부터 사랑을 확인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것이지요.
어쩌면 우리는 지난 한 해 내내 확인만하면서 살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건강한 지를, 그가 나를 사랑하는 지를, 내가 그를 사랑하는 지를,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행복한 지를,
같은 자리에, 같은 여건에 그대로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확인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믿음 없는 소치로
불신을 병처럼 앓아왔는지도 모릅니다.
노쇠하신 어머니께서 내가 잘 살고 있는 지를 만나거나 혹은 전화를 통해서라도 늘 확인하고 싶어 하시는 것만이
노파심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도 매일 매일 확인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조바심으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요?
확인하는 그 짧은 순간의 기쁨보다 확인하지 못하는 막막함과 두려움과 슬픔으로 또 한 해가 저물어간다면,
그렇게 한 해를 살아왔다면 지금 우리의 몸과 마음은 곤고함으로 낙엽처럼 바삭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랑 받은 사람만 그 사랑 알도다'는 찬송 가사처럼 참으로 내가 믿음의 사람이라면
내가 가진 '긍정의 힘'으로 나의 삶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살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금방 눈이라도 내릴 것처럼 하늘이 내려앉아 있는... 그래서 더욱 행복한 초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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