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마을[12.13]
2009.12.14 14:49
존재의 향유(香油) 빽빽한 콘크리트 숲과 매연을 뿜어대는 차량들이 주인노릇을 하는 편안의 거리 단 한번 만이라도 그 거리를 벗어나 대자연의 품에서 어린아이처럼 뛰놀고 싶은 소박한 꿈을 들어주는 곳 불재 추울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무색하게 겨울스럽게 따듯한 날씨가 가뿐 마음을 다독여 줍니다.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성소에 부는 바람이 썰렁하군요. 좀 더 많은 숨김과 입김이 이 공간을 채웠으면 하는 한결같은 바램에도 그 바램이 너무 과한 것인지 공허할 때가 있습니다. 진달래의 스승이신 유영모님께 YMCA 연경반에서 함석헌, 김흥호님을 비롯한 여러명의 제자들을 모아놓고 강의를 하셨다는데, 어떤 날은 한 두 명이, 또 어떤 날은 아무도 오지 않아서 선생님 홀로 학당을 지키셨다가 시간을 다 채우시고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전삼삼 후삼삼. 학생 몇을 두고도 어떤 때는 말씀에 절로 흥에 겨워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시시기도 하셨다는 유영모 선생님 학생의 수효를 떠나서 깊이 익어버린 홍시처럼 그 분은 시간에 먹히고 사람에 먹히고 진리에 먹혀버려 사람이 있고 없고 천사들과 함께 춤추고 깊은 삼매에 들었습니다. 차마 그렇더라도 "예수께서 추수할 것은 많아도 추수할 일꾼이 부족하다" 고 아쉬움을 토로하셨던 것처럼 스승도 사람을 찾아 그 진리와 법열을 세계를 전하고자 얼마나 자신을 연단하고 중정을 지키셨을까요? 가온찍기, 중정ㅡ 그 자리에서 폭포수처럼 퍼붓는 물님의 말씀을 옮깁니다. 지금 이순간 내 삶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중심에 있으므로 해서 전체를 바로잡아 주는 자리가 중정이라 가고 오는 이 순간에 점을 찍어야 한다. 나에게 허락된 공간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 사람들은 옛날 생각하면서 지금을 산다. 과거에 나쁘면 지금도 나쁜 것으로 이해한다. 이는 귀한 인생을 낭비하고 스스로 속는거에 다름 없다. 하느님이 주시는 정보가 모니터에 바로 떠야 한다. 시간은 하느님의 피조물이다. 우리가 제대로 써야할 자원이다. 시간이란 '닿다', '통하다' 통할 때 이어짐이 있을 때 시간이 존재하는 거다. 서로 통해서 이어질 때 둘 사이에 시간이 있다. 시간은 공간을 채워주는 거다. 이 공간은 높은 수준의 시간으로 채워져야 한다. 하느님은 오늘을 주신다. 삶의 순간 순간을 가룟유다처럼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베드로처럼 회개하는 삶이어야 한다. 미래를 끌어드리는 것이 오늘이다. 오늘이나 복음이나 같은 뜻이다. 우리는 내안에 모신 예수님을 섬기고 기름 발라 드릴 힘이 있는가? 예수님을 향해서 향유를 깨뜨려 붓고 머리카락으로 발을 닦아드린 마리아에게 예수님은 감동적인 축복을 주셨다. 내안에 계신 예수님을 모실날도 늘 있는게 아니다. 오늘로써 오늘은 오늘뿐이다. 오늘 내 존재와 삶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바람을 맞이하면서 패러가 뜨는 것처럼 물고기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처럼 맞서야 한다. 내가 내 자신을 존귀하게 사랑하는 길은 내 안에 계신 예수님을 존귀하게 대하는 거다. 내 존재의 향유를 바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원수도 사랑할 수 있을 거다 내 자신을 스스로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리아는 그런 통찰이 있었고 몸으로 표현 했다. 가을 강은 하늘을 닮는다. 그리스도 의식으로 투명해지면 가을강물처럼 투명해질 것이다. 오늘 날이 밝은 것이야말로 기회와 축복을 주신 거다. 오늘의 축복을 온전히 누리는게 지혜다. 나를 존귀하게 여기는 사람, 향유를 부어드릴 수 있는 사람 그게 바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자신의 존엄성을 끝까지 지켜가는 것이 최고의 사랑이며 마리아가 보여준 모습이다. 이웃의 머리에 향유를 붓는 마음으로 산다면 예수님이 기뻐하시고 영원히 기억될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축복받은 말씀의 향연. 오늘을 사는 것이 영원을 사는 것이란 말씀 속에서 오늘 이 순간, 사람은 부름받고 도전받고 위로받는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활공장으로 가는 길을 다듬고 있군요. 길 없는 길 가는 한 사람 있어 새길이 됩니다. 그 길은 하느님과 사람의 합작품이었습니다. si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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