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일에
2014.08.17 06:09
초파일에
- 歸信寺에서 -
초파일 봉축 연등이 늘어선
절 마당에 앉아 있노라니
뺨을 감미롭게 스쳐가는 바람이
고맙다.
이 바람 하나만으로도
이 자리에 오기를 잘했지.
지나간 겨울 찬바람의 기억을 털어버리고
새순을 내고 있는 장독대 옆 감나무
저기 돌담이며 곱게 핀 자목련
몸을 입고 세상에 나온 모든 것들이
오월을 꼼지락거리고 있다.
저마다 자기 자리에 있어줌으로
고마운 세상
바라볼수록 보기에 좋구나
허공을 간질이는 바람도
허공을 비워내는 내 마음도
그저 좋구나.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1 | 지리산 천은사 | 물님 | 2014.08.17 | 2410 |
» | 초파일에 | 물님 | 2014.08.17 | 2378 |
29 | 조문(弔問) | 물님 | 2014.08.17 | 2370 |
28 | 선운사에서 | 물님 | 2014.05.02 | 2643 |
27 | 물 1. 이병창 | 구인회 | 2013.12.07 | 3246 |
26 | 낙엽을 바라보며. 이병창 | 구인회 | 2013.11.10 | 2640 |
25 | 아이. 이병창 | 구인회 | 2013.10.07 | 2702 |
24 | 숯덩이가 저 혼자. 이병창 | 구인회 | 2013.09.23 | 2697 |
23 | 사랑을 위하여. 이병창 [1] | 구인회 | 2013.09.07 | 2845 |
22 | 꿈. 이병창 [1] | 구인회 | 2013.08.22 | 27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