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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 끝 까지 살아남아야할 이유

2015.09.07 09:35

도도 조회 수:3528


기원전 99년.
중국의 한나라 한무제 시절 이야기다.
지혜롭고 용병에 능하였던 두릉장군은 겨우 5,000명의 보병을 거느리고
북방의 흉노를 토벌하기 위하여 떠났다.
두릉장군은 계속되는 전투에서 적을 격파하며
적진 깊숙이까지 진격해 들어갔다.

그러던 중, 용맹스럽게 전투에서 많은 적을 무찌르고 돌격한 두릉장군은
최후까지 잘 싸웠으나 말에서 떨어져 적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이 소식이 왕에게까지 전해지는 동안
그는 장렬히 전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듬해 봄이 되자, 두릉장군이 전사한 것이 아니라,
포로가 되어 오히려 적군의 중신으로 쓰이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한무제는 이를 듣고 격노하였고, 즉시 중신회의가 소집되었다.
중신들은 무제 앞에서 두릉장군을 욕하기 시작하였다.

"폐하, 그자는 혼자서 부대를 벗어났다는 것부터가 무책임한 자입니다."
"맞습니다. 폐하, 그자는 전에도 돌출적인 행동으로 고집이 세고
잘난 척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심지어는 그를 부하로 두었던 자까지 입을 모아 욕을 하였다.

"폐하, 잠시나마 그자와 같이 있었다는 것이 수치스럽습니다.
그자의 남은 삼족을 멸하여
후세에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고집불통에다 부하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왕이라는 것을
잘 아는 중신들이기에 아무도 감히 무제의 기분을 거스르지 못하였다.
이때, 말석의 한 젊은 신하가 불쑥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폐하, 두릉장군은 전투에 나간 지 반년밖에 안 되었습니다.
여기에 있는 여러 중신은 그가 전투에 나갈 때
배웅을 하며 장군의 지략을 찬양하고
또 그가 전도유망한 장군이라고 칭찬들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반년도 안 되어 그의 사정을 알 지도 못 한 채
그를 역적으로 모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닌 줄 압니다.
평소 그의 품성과 충성심을 보아서는
그는 분명 적진에 홀로 남은 이유가 있을 것이며
그 진실을 확인하기 전에는 그를 결코 욕해선 안 될 것으로 압니다."
이 신하가 바로 사마천(司馬遷)이었다.

그러나 황제의 기분을 거스른 결과는 즉시 나타났다.
그는 사형은 면했지만, 궁형(宮刑)이라는 치욕적인 형벌을 받았다.
사람들은 수치스럽게 사는 것보다
남자답게 죽는 것이 어떠냐고 말하기도 하였고,
어딜 가나 비겁하고 수치스러운 사람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았다.

그러던 중 임안장군이라는 사람이 사마천을 찾아 왔다.

"사마천, 더는 수치스럽게 살지 말고 이 독약으로 자결하시오."
"싫소."
"사내가 죽는 것이 그렇게 무섭소? 깨끗하게 죽으시오."
"싫소, 끝까지 살겠소."
"황제에게 직언을 주저하지 않던 자네가 왜 그리 목숨에 연연하는 것인가?"
"앞으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10년, 15년이 지난 후 말하리다."
"아니 그때까지 살아 있겠다는 말인가? 내가 사람을 잘못 보았군."

몇 년 후, 임안장군은 누명을 쓰고 역적으로 몰려서 사형을 당하게 되었다.
그가 죽기 전에 사마천이 그의 감옥에 몰래 찾아 왔다.
"아니 사마천이 이 감옥에까지 웬일이시오?"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었습니다."
"난 사내답게 죽겠소, 당신처럼 그렇게 연명하지 않겠단 말이오."
"보시오, 임안장군. 내가 왜 연명하고 사는지 아시오?
나는 살아서 역사를 쓸 것이오.
이 나라의 간신배들이 어떻게 나라를 망쳐놓고,
황제가 얼마나 어리석었으며, 백성들이 얼마나 고통을 당하며 살았는지
나는 분명 살아서 모든 것을 역사에 남길 것이요."

이 말을 들은 임안장군은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형장으로 갔다.
그리고 사마천(司馬遷)은 훗날 역사서를 완성하였는데
그 책이 바로 유명한 "사기(史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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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가 옳다고 하여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니고,
다수가 그르다 하여 반드시 그른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타인의 의견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말고,
자신의 신념 아래에 판단을 내리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단,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본인이 지는 것이라는 것은 잊지 마세요.


# 오늘의 명언
가슴 깊은 신념에서 말하는 '아니오'는
그저 다른 이를 기쁘게 하거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말하는
'예'보다 더 낫고 위대하다.
- 마하트마 간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