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507497
  • Today : 1051
  • Yesterday : 806


다비 [茶毘]

2016.11.24 09:55

물님 조회 수:3089


다비 [茶毘]

        물

 

삼십 여년 함께 다닌 책장을

불태우고 있다.

때로는 불 말이었다가

불사조의 형상으로

타오르던 불길은

숨 가쁘던 엄동의 세월을 보여주더니

세포 속에 웅크린 동상을 녹이고 있다.

 

이제는 저 불길처럼 뜨거워지는

일만 남았다.

나를 온전히 불태워

재가 될 일만 남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 산다는 것은 [1] 물님 2017.01.28 2592
50 심봉사 예수. 이병창 [1] 구인회 2016.12.12 2557
» 다비 [茶毘] [1] 물님 2016.11.24 3089
48 가을산에서 [2] 물님 2016.09.16 2422
47 경각산의 봄 [1] 물님 2016.09.15 2454
46 지리산에 와서야 [1] 물님 2016.07.31 2511
45 그대가 하나의 점이 된다면 [1] 물님 2016.07.31 2457
44 이세종 수도터 [1] 물님 2016.03.15 2425
43 화순 운주사 [1] 물님 2016.03.15 2443
42 램브란트 영감에게 외 [1] 물님 2016.03.08 2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