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무릉도원에서 봄꽃들에 취하다.
2019.03.19 07:43
* 함께 봄 길을 걸으면 좋겠다 싶어 올렸습니다.
아래 사항 참조하시고 뜻이 있으시면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숨
무주 무릉도원에서 봄꽃들에 취하다.
<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에서 일 년에 한 번은 꼭 가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을 안 가면 한 해가 서운하게 지나갈 것 같은 곳, 그곳이 무주 금강 변에 펼쳐진 금강 벼룻길과 잠두마을 길, 일명 무릉도원 길입니다.
온갖 꽃들이 자연을 물들이고, 그곳을 찾은 사람을 감성의 바다로 안내하는 계절 봄, 사월, 매년 사월이 오면 그곳으로 가고 싶어 안달이 나는 길, 그런 길이 있습니다. 나라 안에서 제일 강 이름이 예쁘고 경치도 아름다운 금강, 무릉도원 길을 문화재청에서 명승으로 지정예고한 길입니다.
그래서 올해도 하루 기행을 준비합니다. 4월 13일 토요일 하루 기행을 떠납니다.
중국의 문장가 최호가 청명절에 답청踏靑을 나섰다가 복사꽃이 만발한
어느 집에 들어가 한 차녀를 만났습니다. 그 처녀에게 물을 청해 마시고
그 다음 해 청명절에 그 집을 찾아갔더니 복사꽃은 만발했는데,
그 처녀는 간곳이 없었습니다. 서운함을 어쩌지 못해서 남긴 시가
<인면도화人面桃花>라는 시입니다.
“지난 해 오늘의 이 문안에는,
그 사람 얼굴과 도화 꽃이 서로 어우러져 붉었는데,
사람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고,
도화꽃만 의구히 봄바람에 웃고 있네.“
그 길은 금강 천리 길 중 가장 아름다운 길, 그리고 복사꽃, 조팝꽃, 등 온갖 꽃들이 아우성치는 그 길을 갑니다.
‘봄이 온다,’ 그것도 겨울이 유난히 추워서 오매불망 기다린 봄이 온다는 소식이 들리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있다. 그것도 4월 셋째 주 주말에 안가면 좀이 쑤시고 몸살이 나는 곳, 그곳에 가면 우선 기氣부터 막힙니다.
꿈에서도 생시에서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서, 저절로 경탄敬歎이 나오는 그런 장소를 만날 때가 더러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에서 무주읍 용포리 잠두 마을 강변을 따라가는 길입니다.
“들녘 저만치 안개 속에 다리 둥실 걸렸는데
시냇가 서쪽 바위에서 뱃사공에게 물어보네
복사꽃 온종일 물 따라 흐르는데
맑은 시내 어디쯤에 도화동桃花洞이 있는냐고?“
장욱의 <복사꽃은 온종일 물 따라 흐르는데>라는 시 한편 생각나는 그 길을 걷다가 보면 감성과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은 저절로 시인이 되고 어린이가 되고, 신선이 되는 그런 순간을 맞을 수 있습니다. 그 순간이야말로 사람이 이 세상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라는 것을 갈파한 괴테는 <에커만과의 대화>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지고至高의 것은 경탄驚歎이다. 인간은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내려고 하지만, 그것은 헛된 일이다. 그것은 마치 거울을 처음 본 어린애가 거기에 비친 물상物像들이 신기로워서 그 뒤에 무엇이 있는가하여 뒤집어 보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연둣빛으로 물드는 강이 있고, 흐르는 강물소리가 가슴팍을 적시고 지나가는 강변을 따라가다가 보면 어느덧 시간이 멈춘 자리 ‘무릉도원‘이 펼쳐지는 곳, 그곳으로 가는 길에 봉길리 벼리길이 있습니다. 깎아지른 듯한 벼랑을 정으로 쪼아 만든 벼리길이 문경의 관갑천잔도나 창녕의 개벼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이곳 부남면 금강 변에 있는 것입니다. 벼리아래는 새파란 강물이 유장하게 흐르고 버드나무와 철쭉이 무리지어 피어 있는 길, 이 길을 걸어본 사람은 알 것입니다.
강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그 지난한 삶을, 이렇게 가파른 벼랑에 길을 내야만 살 수 있었던 그 질곡의 삶을,
그림 같은 개벼리 길을 앞서간 사람들이 마치 그림처럼 휘돌아가고 멀리 보이는 상사바우는 상사병에 걸린 처녀가 굿을 해도 낫지 않으면 이 바위에서 몸을 던져 죽었다는 슬픈 사연을 안고 있습니다.
또 이곳에는 사모관대를 쓴 것 같은 신랑바우와 마치 족두리를 쓴 것처럼 보이는 각시바우가 마주보고 있어 운치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마을이 금강 상류에 둘러싸여 있어 마치봉황의 집처럼 보인다는 봉길鳳吉리는 봉소라고도 부르는데, 멀리서보면 문득 그곳에 들어가 살고 싶은 생각이 물씬 드는 땅입니다.
그곳에서 봄 물드는 강변을 따라가다 보면 만나는 곳이 바로 무주군 무주읍 용포리 잠두마을 건너편의 길과 섬바위가 있는 용담면의 개비리 길입니다. 야생복숭아꽃과 벚꽃, 그리고 조팝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어디가 길이며, 어디가 강이고 산인지, 분별할 수 없이 정신을 몽롱하게 하는 곳입니다.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에서 무주읍 용포리 잠두마을로 가는 금강 길은 이름조차 아름다운 비단강입니다. 그 강변에 피어난 복사꽃, 이팝꽃, 벚꽃과 이름조차 모르는 온갖 꽃들이 우수수 바람에 날리고 꽃비에 취하는 그 향연에 도반들을 초대합니다. 온갖 봄꽃들도 그리운 마음으로 도반들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그 길을 거니는 사람들은 저절로 시인이 되고 신선이 되지 않을까요.
1. 일시: 2019년 4월 13(토요일)
2. 출발시간 및 장소: 서울 아침 7시 양재역 12번 출구 국립외교원. 앞 출발
전주 오전 9시 10분 전주 종합경기장 앞 출발
3. 참가비: 5만원
4. 어디로 가나요:
금산 홍도마을, 부남 금강 벼룻길, 용포리 잠두마을 길
5 안내 도반. 신정일(<두 발로 만나는 우리 땅 이야기, 전라도>의 저자)
6. 신청방법: 댓글로 신청하고 참가비 입금해야 완료
7. 참가비 입금계좌: 국민은행 754801-01-479097 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
8. 참가비 입금 후 취소 시 환불 규정
(1) 행사일 5일전 인지: 은행 수수료를 공제 후 전액 환불
(2) 행사일 4일전부터 3일전까지: 참가비 50%를 공제후 환불
(3) 행사일 1일전부터 당일까지(미참가 포함): 환불액 없음
위와 같이 행사 참여 취소 시 행사비 환불을 명심하시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회비를 입금하시고 대기자로 기다리셨다가 참여를 못하시는 회원님들의 불편함을 없게 하고자 함이오니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9. 문의전화: 010-9144-2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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