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산 미황사 - 숨 이병창
2019.06.30 03:58
달마산 미황사
숨 이병창
노을이 아름답다고
소문이 자자한 미황사 응진당
기단석에 앉아 있노라니
요사채 지을 때 쓰러져있던
동백나무가 환생해 보인다
사라진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문득 확인하는 순간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듯
보길도에서 실어와 세웠다는
대웅보전 느티나무 기둥이 우람하다
달마산 바위들은 이미 부처로 앉아계시고
내려다보는 세상은 한없이 넓은데
눈으로 듣고
귀로 보는 세상이 될 때까지
사람의 세상은 여전히 찢겨져 있겠지
나는 달마산 위의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고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내려간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달마산 미황사 - 숨 이병창 | 도도 | 2019.06.30 | 2399 |
60 | 백담사 - 숨 | 도도 | 2019.06.07 | 2125 |
59 | 양구 펀치볼에서 - 숨 | 도도 | 2019.06.07 | 2349 |
58 | 문수암 | 물님 | 2019.05.29 | 2323 |
57 | 아들아, 봄길은 | 도도 | 2019.04.08 | 2235 |
56 | 부여 무량사 - 숨 이병창 [1] | 도도 | 2018.08.16 | 2342 |
55 | 가을 말소리 박노해 | 물님 | 2017.10.03 | 2596 |
54 | 빛깔의 바다는 ㅡ 물 [1] | 도도 | 2017.08.08 | 2408 |
53 | 산은 높고 ㅡ 물 [1] | 도도 | 2017.08.08 | 2351 |
52 | 산수유 마을에서 [1] | 물님 | 2017.04.11 | 2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