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륜산 대흥사 - 숨 이병창
2019.06.30 04:02
두륜산 대흥사
숨 이병창
신발을 벗어들고
물소리 길을 걷다 보니
해탈문이다.
여기서는 어떤 신발을
벗어야 하는가.
돌아보면 피눈물이 보이고
또 한번 돌아보니 하늘도 땅도
산천초목도 돌아가고 있다.
이것이 인생인가.
내가 사랑한 것은 꿈이었던가
영원히 돌아가는 시간의 수레바퀴
그 어디쯤에 내가 있었던 것인가.
해탈문을 건너니
드넓은 마당에서 햇빛이
구김 없이 웃고 있다.
절 마당 건너 연리목도 함께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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