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앙 막는 채식의 힘
2010.03.10 09:14
자연재앙 막는 채식의 힘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자연재해를 일컫는 수많은 용어 중 근래 들어 자주 듣는 말은 지진이다. 지난해 중국쓰촨에 이어,지난 12일 중남미의 작은 나라 아이티에 덮친 강진은 20만여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이재민 3백만 명은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번 지진을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가 부추기는 태풍이나 홍수, 가뭄과는 달리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해 볼 수 없는 재난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날씨와 기후의 조그만 변화에도 지질학적 재난은 촉발될 수 있다. 지난 해 10월에 기후 전문가들이 런던에 모여 내린 결론이다. 기후변화는 지구의 섬세한 균형을 뒤엎을 뿐 아니라,해수면 변화의 경우 아주 작더라도 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말이다. 결국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재난 모두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폐허가 된 아이티에 모금한 것을 전달하거나,인명구조와 도시시설 복구를 위한 인력을 지원하는 것으로 대응해서만은 안 된다. 이번 지진을 지구 재앙의 경고로 여기고,어느 나라든 이 같은 재앙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 가운데 기후변화를 늦추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그럼 무엇부터 시작할까? 요즘 기후변화에 맞선 개인 실천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육식의 제한이다.
축산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 교통수단이 만들어내는 온실가스(전체 대비 13.5%) 보다 많은 18%를 차지하는데다,메탄의 경우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3배나 더 강하다.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의 흡수원인,열대우림의 70%가 그로 인해 잘려나가고 있다. 1분마다 축구장 여덟 개 넓이의 열대우림이 불태워지고, 그 속에 살고 있는 5만 종의 생물이 해마다 사라지고 있다. 가축 사육에 필요한 농지,곡물,물 등으로 다량의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은 물론이다. 또 육식 1인분은 채식 20인분의 식량과 물에 해당한다고 하니,지금 먹는 고기가 누군가를 목마르게 하고 굶주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기후변화의 측면에서 보면 육식의 제한은 1백년이나 머무는 이산화탄소와 달리 8년밖에 머물지 않아 즉각적인 효과를 낸다.
그래서 최근 '미트 프리 먼데이(Meat Free Monday)'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인데,일주일에 하루는 온전히 채식을 하자는 캠페인이다. 벨기에의 겐트 정부는 기후변화의 해결책으로 채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매주 하루 채식할 것을 공표하기까지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해 말 제주도에서 40여 개의 NGO가 일주일에 한번 유기농 '비건(우유,달걀 등도 먹지 않는 완전채식) 데이'를 선언한 바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에 앞장서 일주일에 하루 채식을 해간다면 그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한 사람의 채식이 매년 1인당 1천2백24평의 나무를 살려,50년이면 1인당 약 6만 평 이상의 숲을 보호한다고 하니까,70명의 성도가 한 주에 하루 온전히 채식을 하면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메탄이 연간 1억 톤을 넘어 지금도 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교회적으로 '채식의 날'을 정하여 교회밥상은 물론 성도들의 가정 식단에서 채식의 비율을 높여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러면 성도들의 상한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치유될 것이고,그 가운데 생명을 살리는 거룩한 영이 가득해질 것이다.
채식은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먹을거리 선택의 문제만은 아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순응하는 삶을 살겠다는 고백이요 결단의 문제다. 날마다 흙에서 난 것,특별히 건강한 흙에서 난 것을 먹음으로,사는 동안 생명됨을 다하고 평화의 씨앗이 되어 하늘의 열매를 맺고 다시 흙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 날을 생각하면 삶이 행복하다.
[2740호] 2010년 01월 28일 한국기독공보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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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먹을 때는 고기가 없으면 밥맛이 없더니
곡식과 풀만을 주식으로 삼다보니...
어찌된 일인지
생각나는게 청국장 된장국입니다 *
소중한 정보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