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자신에게 선을 행하라 - 숨님 메시지
2020.05.18 06:39
너희 자신에게 선을 행하라
누가복음 6장 27- 36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요즈음 아이들이 어떻게 문을 닫고 출입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본 적이 있는지를-.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은 정서 안정과 집중력이다. 바로 이 조건이 각자에게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설문지가 아니라 그가 사물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공격적이고 파괴적으로 물건을 다루는 사람이 타인에 대해 배려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일 수 없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 깨어있는 사람이 아니다. 시대가 어려워지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을 함부로 대하고 그 폭력성이 사물과 자연과 인간을 향해 분출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공해세상을 만들고 지구환경에 심각한 타격을 주어왔다.
어느 분야이든지 장인 명장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연장과 도구를 섬세하게 다룬다. 장인 명장은 자신의 도구와 하나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악기를 인격체처럼 소중하게 다루는 연주자들일 수록 자신의 악기와 하나되는 경험을 깊이 하는 사람들이다. 식당에서 그릇을 식탁에 던지듯 놓는 종업원이 있는 곳에는 다시 가기 싫다. 식사를 기다리는 데 옆의 식탁을 치우는 소리가 난폭하게 들릴 때 그 느낌이 기분 좋을 리가 없다. 자신이 사용한 컵을 씻어서 제 자리에 놓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냥 놔두고 간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사용한 컵의 아름다움과 디자인을 인식할 수 없을 것이다.
디자인(Design)이란 신(Deos)의 싸인(sign)이다. 그 싸인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디자이너이다. 산업이나 예술 분야에만 디자이너가 있는 것이 아니다. 종교와 영성의 영역에서도 수준있는 영적 디자이너(spiritual Designer)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바라보는 사물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들은 그 사물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 사물을 소중하게 대하는 사람이 자신과 타인을 소중하게 대한다.
나는 사람의 영적 수준은 사물을 대하는 태도와 함께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점 때문에 바라보기와 되어보기 수련을 강조한다. 영혼의 길을 가는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깨어나고 섬세한 자기 인식이 일어나기 위해서 자신이 어떻게 관계맺고 있는 가에 대한 각성이 끊임없이 있어야 한다. 자신에 대한 인식이 마비된 상태에서 이웃을 사랑하라, 원수를 미워하지 말라는 말씀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선을 행하라’ (27)를 ‘너희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들은 너희 자신에게 선을 행하라’라고 바꾸어 읽어보자. 남을 미워하는 사람들은 사실 자신을 미워하고 있다. 남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정작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내가 나를 넘어가지 못하고 변명과 책임전가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나의 실패와 실수에 대해 먼저 내가 나에게 자비롭게 대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그리스도 예수는 우리가 자신에 대한 자책과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하나님의 자비를 온전히 신뢰하는 데 있음을 말씀해 주고 있다. 그 자비를 믿음으로 받아 들이고 내가 나를 용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는 기도를 드릴 때, 측량할 수 없는 하나님의 능력과 치유의 은혜가 우리를 감싸게 된다.
지금 눈 앞에 무엇이 보이는가? 잘 바라보자, 모든 존재는 각 존재의 방식대로 아름답다. 내가 그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자비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될 때 하나님의 로고스를 만나게 된다. 나를 미워하는 자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은혜를 힘입게 된다. 내가 나를 스스로 노예로 만드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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