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란트(The talent) - 삶의 비밀코드
2021.02.27 04:38
마태복음 25장 14-30 달란트(The talent) - 삶의 비밀코드
나에게 마태복음의 진수는 1장과 25장이라고 생각한다. 25장은 종말에 대비하는 그리스도인의 지혜로운 자세에 대한 교훈을 주는 비유의 말씀들이다. 본문은 종말을 전제했을 때 종말의 순간 직전이라고 할 수 있는 지금 여기의 현실에서 나는 무엇을,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교훈을 담고 있다. 이 교훈은 예전의 휴거파 소동처럼 종말의 날이 온다고 해서 지금 이 순간의 현실로부터 도피하거나 자신의 소명을 저버린 채 무사안일하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은 각 개인마다 다양한 소명과 재능을 주시고 이를 섭리에 맞게 이 세상에서 살아있는 동안 잘 사용하도록 하셨다. 따라서 하나님의 자녀들은 바로 이 사실을 깨닫고 최선을 다해서 하나님이 맡겨주신 재능과 에너지를 이용 할 줄 알아야 한다. 바로 이 지혜가 최후의 심판을 상급의 심판이 될 수 있도록 대비하는 일이다. 삶의 건강은 현실도피나 무사안일에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마음껏 계발하여 활용하는 데 있다. 그것은 유한한 지구에서의 삶은 각자에게 주신 소명을 실천하는 연단의 기간이기 때문이다.
삶의 성공과 실패
본문에 등장하는 세 사람의 종 가운데 셋째 종은 실패한 종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땅 속에 묻어버렸다.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전혀 활용하지 않고 세월을 보낸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거부해 버렸다. 또한 그는 자신은 물론 주인을 신뢰하지도 않았다. 그를 지배한 것은 두려움과 열등감이었다. 다른 종에 비해 적게 받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열등감에 시달렸다. 그 결과 두려움에 얼어붙어 은행에 돈을 맡겨 이자 수입이라도 받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땅에다 묻어 두었다가 그냥 그대로 주인에게 가져온 것이다.
그는 안전을 우선시하는 데카그램으로 보면 건강하지 못한 6번 유형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자신의 손에 쥐어진 것을 꼭 쥐고 있기 때문에 보다 큰 것을 받아 들일 수 없었고, 따라서 모든 것 곧 자신의 인생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나는 어떤 실수도 하지 않을거야 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실수라는 것을 그는 보여 주고 있다.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은 셋째 종은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파묻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런 부류의 삶은 현재도 지옥이고 다음 생 역시 지옥을 살아 갈 수 밖에 없다. 결국 최후 심판은 자기 심판의 결과를 나타낸다.
주인은 이 셋째 종을 ‘악하고 겁 많은 종이라’고 책망하였다. 남에게 해를 끼친 것만 악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저지르는 본질적인 악이 있다. 그것은 지구학교에 보내 주신 아버지의 뜻을 저버리고 자신에게 게으른 일이다. 본문은 이 셋째를 통해서 안전 위주의 사고방식이 인생을 통째로 보았을 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말씀하고 있다. 자신의 소유는 물론 몸까지 놓고 갈 날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것이 인생인데 왜 그렇게 울울하게 바보처럼 살아가고 있는가?를 묻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파괴하는 것은 모험과 실수가 아니라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는, 그리하여 어떤 경험도 얻지 못하는 데 있다.
지구는 경험과 배움의 도장이지 무엇인가 많이 쌓기 위해서 온 곳이 아니다.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는 태도야말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 도적질하는 것이다.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그 돈을 잃어버릴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있다. 첫째와 둘째 종은 그 모험을 감수했다. 주인이 맡긴 달란트를 열심히 활용해서 주인이 돌아왔을 때 칭찬을 받았다. 그러나 그 칭찬의 내용은 얼마를 더 벌었다는 업적이 아니라 주인에 대한 신뢰와 삶의 경험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강조하자면 이 비유는 그리스도에게 주어진 재능은 하나님의 재산임을 말씀하고 있다. 살아있는 동안 열심히 자신에게 맡겨진 바 재능을 활용할 때 그를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게 된다. 바로 여기에 인간의 존엄성이 있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다.
달란트가 꽃 피우려면
재능을 계발하고 발휘하려면 먼저 이해해야 할 전제가 있다. 인간을 둘러싼 모든 상황은 매 순간마다 그 사람의 의지로부터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어떤 식당을 찾아가고 어떤 메뉴를 선택할 것인가하는 것에서부터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선택에 이르기까지 각 개인의 의지가 작동되고 있다. 재능이 꽃 피우려면 의도를 분명히 세워야 한다. 그 의도에 대한 의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결과는 달라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전제가 없이 그냥 말 그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그 결과가 지옥인지 여부도 모른채 열심히 달려가는 꼴이 된다. 바로 이 무모함이 인생을 송두리째 망치게 되는 원인이다.
의지력은 선천적으로 강한 사람도 있고 약한 사람도 있다. 또한 의지도 맛집 찾는 데 열심을 다하는 의지도 있고 영성과 신성을 찾고자 하는 의지도 있다. 내가 나로 존재하고자 하는 존재 의지, 내가 나로부터 자유하고 하는 자유 의지, 선한 행동을 하고자 하는 행위 의지, 자신의 기회를 최선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 등 수 많은 의지가 있다. 그가 선택한 의지가 그 사람의 현실을 창조한다는 사실이야 말로 삶의 비밀 코드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크게 보면 의지에는 두 가지 의지가 있다는 사실이다. 첫째는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생존의 욕구, 또는 에고의 영역에서 사용하는 의지이다. 이 의지는 타고난 성격이나 훈련에 의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른바 작심삼일이라는 영역의 의지이다. 또 하나는 신념의 영역을 초월하는 믿음에 의한 의지이다. 작심삼일에는 한계가 있지만 믿음의 영역에는 한계가 없다. 왜냐하면 의지의 근원은 하나님이기 때문에 하나님께 기도하여 공급되는 의지력은 한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베드로는 겁이 많아 닭 울기 전에 세 번이나 스승을 부인하기도 했지만 그가 믿음의 의지를 사용하면서 부터는 생사를 초월한 사람이 되었다. 그는 자원해서 거꾸로 십자가에 못박혔다고 한다. 베드로는 네로 황제로부터 십자가형을 선고받자 집행관들에게 이렇게 부탁했다고 한다.
「황금전설」에 나오는 대목이다.
『그리스도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셔서 십자가에 똑바로 달리셨습니다. 그러나 나는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영광을 입었으니 내 머리는 땅을 가리키고 다리는 하늘을 향해야 마땅합니다. 그리고 나는 주님과 똑같이 십자가에 달릴 자격이 없으니 십자가를 돌려서 내 머리가 아래로 오도록 매달아 주십시오』 베드로는 십자가에 달리고 나서도 입을 열어서 말한다. 『나는 그리스도를 따라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에 똑바로 달릴 수는 없었습니다. 당신은 홀로 바로 달리실 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고개를 떨구었던 아담의 자식들입니다. 이것은 인간이 태어날 때 머리를 밑으로 하고 땅을 향해서 나오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믿음은 믿음의 힘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의지의 근원이신 하나님으로부터 그의 믿음의 힘과 크기 만큼 하나님의 권능을 끌어 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스도인은 에고의 영역인 개인적 신념 차원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무한한 믿음의 차원으로 돌입해야 한다. 그 믿음의 힘을 자신의 주변에 사랑과 생명의 에너지로 발산하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천국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는 가르침이 달란트 비유 다음에 등장하는 최후 심판의 내용이다. 바로 이것이 인생의 진정한 성공이다.
요즈음 여러분을 움직이는 의지는 어떤 의지인가? 여러분이 도전해 보고 싶지만 망설이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은 운전면허 딴 초기에 접촉사고를 내고 나서 장롱면허가 되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더 이상 에고의 속임수에 농락 당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믿음의 힘을 하나님께 구해 보자.
*그리스 혹 아테네의 한 달란트는 26kg, 로마의 한 달란트는 32.3kg, 이집트의 한 달란트는 27kg 그리고 바벨론의 한 달란트는 30.3kg이었다. 신약시대에 사용된 무거운 달란트는 58.9kg이었다. 옛날에 한 달란트의 금은 막대한 액수의 부를 나타낸다.
**황금전설
베드로는 막 로마의 마메르티누스 감옥에서 탈옥한 참이었다. 발걸음을 재촉해서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데 마침 반대쪽에서 마주 오는 주님을 발견한다. 골고타 언덕에서 돌아가신 주님이 로마에 다시 나타나신 것이다. 성 이시도로의 계산에 따르면 서른 여섯 해 만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경실색해서 뒤로 자빠지든지 감격에 겨워 털썩 주저앉아야 자연스러울 것 같은데 주님더러 어디 가시는 길이시냐고 묻다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질문이다. 주님의 대답은 이랬다. 『나는 로마로 간다. 가서 또 한 번 십자가에 달릴 테다』 그 말이 믿어지지 않았던지 베드로는 재차 확인한다. 주님 정말로 십자가에 달리신다구요?』
그렇다는 주님의 대답을 들은 베드로는 이윽고 발길을 돌린다.
『그렇다면 저도 돌아가겠습니다. 가서 주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리겠습니다』
예수님과 베드로 사이에 있었다는 이 대화는 교황 레오와 리누스가 기록해둔 것을 「황금전설」(Legenda aurea)에서 다시 찾아 수록해 두었다. 황금전설은 13세기 이탈리아 제노바의 대주교(大主敎) 야코부스아 보라지네(JacobusaVoragine)가저술한 성인전이다. 그리스도교를 위해 순교한 많은 성인들의 생애와 기적, 여러 가지 행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윤색하고 전설화한 것이다. 널리 유포되고 신앙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15세기에 황금전설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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