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 - 숨님 메시지
2021.04.11 23:45
20210411
마태복음 28:16-20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
이제 마태복음의 마지막 결말에 도달했다. 마태복음은 예수의 도전적인 가르침이 기록되어 있다. 4라고 하는 숫자로 상징되는 안정된 질서를 깨뜨려 5의 신세계로 탈출하게 하는 예수의 말씀은 견고한 율법의 문자적 윤리를 뛰어넘어 모든 인류에게 해당 되는 마음의 윤리이다. 그 윤리는 구체적 행동을 요구한다. 끼리끼리의 분열로 인한 적대감과 미움이 보편화 된 세계 속에서 인류가 지향해야 될 윤리적 가치의 핵심은 조건 없는 사랑과 용서를 통한 화해이다. 지구환경이 위기에 처할수록 공동체와 개인이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서로 싸우지 않고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용서의 마음과 태도이다. 교회는 바로 이 용서와 화해를 연습하고 배우는 도장이다.
@ 임마누엘의 믿음
마태는 요한복음처럼 우주적 그리스도를 말하지 않고 유다인으로서의 예수를 말하고 있다. 그 이유는 예수가 구약성서에서 말하는 인간과 하나님과의 계약을 성취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마태에게 있어 이스라엘은 하나님과의 약속이 여전히 유효한 백성이다. 그는 유다인들이 예수에 대한 오해를 풀고 예수를 영접하기를 원했다. 마태복음의 일차적인 목적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마태복음의 중심 주제는 인간은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로서 형제자매이기 때문에 하늘 아버지를 알고 그분을 신뢰하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데 있다. 이 믿음이 인간의 원초적 두려움과 결핍의식을 극복하게 한다.
이런 관점에서 마태는 예수가 하나님 아버지를 얼마나 신뢰하면서 살으셨던 분인가를 구체적으로 전하고 있다. 짐승의 밥그릇인 구유와 십자가로 상징되는 쓰라린 한 생애를 살아가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하늘 아버지를 향한 믿음의 끈을 놓지 않았던 삶을 전해 주고 있다. 마태는 예수처럼, 인생을 살아가면서 원죄와 같은 두려움에 떨지 말고 아버지에 대한 신뢰에 뿌리를 두고 살아가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예수에게서 죽은 뒤에 갈 천국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임마누엘의 주님과 함께 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임마누엘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뜻이다. 지구에서의 삶을 건너가게 하는 배가 임마누엘의 믿음이다. 이 임마누엘의 믿음이 삶의 열쇠이다.
@ 교회 – 세상을 초대하는 곳
마태복음의 마지막 메시지는 부활하신 예수는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가 가는 길을 우리와 함께 가신다는 말씀하고 있다. 그리고 교회는 부활의 새 소식을 세상에 전해야 한다. 교회는 부활하신 예수를 독점하는 곳이 아니다. 교회는 전방위적으로 나서서 세상 모든 사람들을 예수의 제자로 삼고 세례를 주기 위하여 제자들을 온 세상에 파견해야 한다.
세리 마태는 예수의 부름에 응답한 사람으로서 예수를 직접 체험한 사람이었다. 그는 예수를 통해 하나님을 향한 무한 신뢰를 배웠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은 자유의 체험이라는 것을 체험했다. 신분과 계급과 성별을 초월하여 인간 그 안에 깃들어 있는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절대성을 존중하는 예수를 그는 배웠다. 마태가 만난 그리스도 예수는 모든 민족과 문화와 종교를 가리지 않고 가슴에 품는 스승이었다. 그 가슴에서 새로운 공동체로서 교회가 출현하게 되었다. 오늘의 현실에서 교회의 모습은 교회의 원형에 비추어 본다면 아직도 머나먼 실정이다. 그럼에도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때가 차면 그리스도 의식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떼이야르드 신부는 그때를 5만 년쯤 후로 보았지만 말이다.
예수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말씀했다. 각자가 져야 될 십자가는 각자의 에고이다. 에고는 부활의 삶으로 깨어나는 고치의 역할을 한다.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에고를 포기하고 버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 바로 여기에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마구잡이로 살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에너지이다. 신성한 의식으로서의 예수의 말씀은 우리의 잠재적 자원들을 깨어나게 하고 의식을 성장시킨다. 그리고 삶으로부터 깨어나게 하고 떠오르게 한다.
마태는 예수의 삶을 이야기함으로써 예수의 제자들을 얻고자 한다. 나아가 예수의 제자들이 삶의 변화를 통하여 더 많은 사람들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 모든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으로서 쫄지 않고 탕탕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삶의 변화란 예전 같으면 심각하고 긴장했을 만한 일들이나 인간관계에 대해 가벼워지고 편안해지고 순간마다 찾아오는 삶의 조건들에 대해 깨어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호기심이 가득한 어린아이처럼 자연의 아름다움에 더 깊이 눈이 열리고, 식탐이 줄어들어 마구 먹지 않고, 홀로 있어도 충만한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 나 자신이 나의 미래이다
우리는 너무나도 존귀한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주어진 삶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사람들은 경이롭고 기쁨의 세계인 하나님의 나라를 지금 이 순간 유업으로 받게 된다. 침묵과 고요 속에서 거룩한 하나님의 영을 구하는 자들에게 신성의 문이 열리게 된다. 삶은 상상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의 현실이다. 목이 마를 때 상상 속의 물을 찾지 말고 물을 찾아 직접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세관에서 예수의 부름에 즉각적으로 응답했던 행동파 마태를 통해 지금 나 자신이 나의 미래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을 더 깊이 실감한다. 마태가 예수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다면 그는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었을 것이다. 알고 보면 지금 이 순간은 삶의 부름에 응답하는 순간이다. 예수는 삶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신다. 바로 이 사실을 기억하는 자들에게 마태는 마지막 이 말씀을 선물처럼 주고 있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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