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507544
  • Today : 1098
  • Yesterday : 806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

2021.07.28 02:24

물님 조회 수:553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

     신정일 (우리 땅 걷기) 


책, 저마다 읽는 방법도 다르고 저마다 숙지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인가? 그것 역시 사람마다 분별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대부분의 출판사들에게는 많이 팔리는 책이 좋을 것이고,

저자 역시 많이 팔리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엄청난 돈을 작가에게 선인세로 주고 출판권을 산다고 합니다.

그것도 일부 작가만 그렇습니다.

한 번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 대중들은 계속적으로 그가 쓴 책을 주저하지도 않고 삽니다.

사람들은 나중에는 그 책의 내용의 완성도를 따지지 않고

오로지 그 작가의 이름만 보고 책을 사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밀란 쿤데라의 책 제목처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같이

불면 날아가 버릴 것 같은 가벼운 책들이 많이 팔리는 세상입니다.

그것 역시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기준이 애매모호하기만 합니다.

프란츠 카프카는 도끼로 두 개 골을 때리는 듯한 그런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어떤 책들이 좋은 책일까요?

 

“훌륭한 책은 서두르지 않는다. 모든 양서良書는 출현했을 때에는 떫은맛을 내는 법이다. 그 새로움이 결점이 된다. 더욱이 생존해 있는 저자가 유명하여 그에 관한 사항이 알려져 있을 경우엔 그것이 오히려 그에게 해가 된다.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작가와 작품을 혼동하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활력, 감미로움, 광채인 것들은 성장하는 세대, 그리고는 과거의 세대, 그리하여 결국에 가서는 전대前代가 되고 마는 세대가 보내주는 존경으로 수호를 받으며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비로소 전개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수많은 시간이 지나야하며, 많은 거미가 거기에 그물을 쳐두어야 하는 것이다.

훌륭한 독자라면 한권의 책을 낫게 만들어주며 훌륭한 경쟁자는 그것을 순화 시켜주는 것이다.“

 

니체의 <즐거운 지식> 중 ‘여러 격언’이라는 글입니다.

 

좋은 책들은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책’이라는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떫고 쓴 맛을 내는 것일수록 세월이 흐름에 따라 약이 되는 것인데도

사람들은 감미로운 그런 책들만 좋아합니다.

그래서 니체가 다시 강조하는 다음의 글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훌륭한 모든 책은 특정의 독자나 부류를 위해 씌어 진 것이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나머지 대다수 독자들에게는 호의적으로 여겨지지 못한다. 따라서 그 책의 명성은 협소한 토대에 기인하는 것이며, 그것은 아주 천천히 구축될 수 있을 뿐이다. 평범하고 저질적인 책은 그것이 다수를 만족시키려 의도하며, 또 실제로 만족시킨다는 점에 의해 저질적인 책이 되고 만다.“

니체의 <즐거운 지식>중 ”애호함의 부족과 결핍“이라는 글입니다.

애매하고 모호한 것이 어디 책뿐일까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도,

자연과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견지해야 할 것, 진실로 좋은 책을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사실,

그것만이 진실이지 않을까요?

 

2021년 7월 27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