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에게 불러준 광접여의 노래
2021.11.02 11:23
공자가 초楚나라에 유세하던 날, 광접여狂接與라 불리는 은사가
공자가 머무는 집 앞을 지나가며 혼자 노래를 불렀다.
“봉새여, 봉새여, 어찌하여 덕이 그 모양으로 쇠했는가.
내일에의 희망은 덧없는 것, 어제의 영광은 지나간 꿈,
지금은 다만 오늘을 살아갈 뿐,
도道가 있는 세상은 성인聖人이 다스리는 곳,
도가 없는 세상은 성인이 숨는 곳,
이토록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무사태평으로 지나는 것 만한 것이 없다.
행복幸福을 잡는 사람이 왜 이다지도 적은 것일까.
화禍는 땅 덩이보다도 더 무거운데,
화를 피하는 사람은 왜 이다지도 적은 것일까.
내가 가는 길을 인의仁義로 좁히고
내가 가는 길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아, 위태로운 지고, 위태로운 지고,
지혜를 버리고 바보가 되어 세상의 허무 속에 몸을 맡겨라.
그러면 내 몸은 상하는 일이 없다.
산의 나무를 베는 것은 쓸 곳이 있어서이고,
기름이 말라 없어지는 것은 불이 타기 때문이다.
육계肉桂는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잘리고
옻은 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찢기게 된다.
쓸데 있기를 찾는 사람은 땅에 가득한데,
무용지물을 깨달은 사람은 왜 이다지도 적은가?“
우리 땅 걷기 신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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