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드로 달리
2025.04.16 05:03
살바드로 달리
숨 이병창
밤이 지나가면서
어머니의 자궁 주파수 같은
빗소리가 들려온다
방금 전에 달리는
인간은 언제나 합리적이어야만 한다고
떠드는 어떤 중년 여자에게
침을 뱉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것은
바로 저런 말을 내뱉는 입이라고
침을 내뱉고 있었다
지구에서 사는 동안
다리가 두 개 뿐인 것을 아쉬워했다고
달리는 말했다
겉으로 미친 사람들의 세상
속으로 미친 사람들의 세상
양쪽에만 발을 담그기에는
아쉬움이 크다고.
달리는 어떤 제 삼의 다리를 꿈꾸었을까
자신을 세상의 배꼽이라고 말했지만
나를 찾아온 달리는 세상의 위선을
물어 뜯는 이빨
웃음을 잃어버린 세상의 똥꼬를
간질이는 수염이었다
이성의 건조함
감상 떨고 있는 인간의 눈동자에
침을 뱉을 줄 알았던 미친 사나이
달리를 떠나 보낸 빗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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