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615602
  • Today : 962
  • Yesterday : 1789


살바드로 달리

2025.04.16 05:03

물님 조회 수:5

살바드로 달리

 

숨 이병창

 

밤이 지나가면서

어머니의 자궁 주파수 같은

빗소리가 들려온다

방금 전에 달리는

인간은 언제나 합리적이어야만 한다고

 떠드는 어떤 중년 여자에게

침을 뱉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것은

바로 저런 말을 내뱉는 입이라고

침을 내뱉고 있었다

지구에서 사는 동안

다리가 두 개 뿐인 것을 아쉬워했다고

달리는 말했다

겉으로 미친 사람들의 세상

속으로 미친 사람들의 세상

양쪽에만 발을 담그기에는

아쉬움이 크다고.

달리는 어떤 제 삼의 다리를 꿈꾸었을까

자신을 세상의 배꼽이라고 말했지만

나를 찾아온 달리는 세상의 위선을

물어 뜯는 이빨

웃음을 잃어버린 세상의 똥꼬를

간질이는 수염이었다

이성의 건조함

감상 떨고 있는 인간의 눈동자에

침을 뱉을 줄 알았던 미친 사나이

달리를 떠나 보낸 빗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살바드로 달리 new 물님 2025.04.16 5
81 프로메테우스의 부활 물님 2024.10.29 598
80 봄날에 file 이병창 2024.04.09 2847
79 그대의 첫 별 물님 2023.05.13 2472
78 전생을 묻는 이에게 물님 2023.03.06 2501
77 새들이 노래하는 이유 물님 2022.06.19 3278
76 봉준이 형 물님 2022.03.06 3044
75 남해 금왕사 물님 2021.12.20 3275
74 <메리 붓다마스> 침묵의향기 책들 물님 2021.10.16 3270
73 꿈 밖에서 꾸는 꿈 [1] 물님 2021.08.11 3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