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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마을[3.21]

2010.03.21 22:00

구인회 조회 수: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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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피성의  존재
 

    

   소크라테스가 친구들과 길을 가다가

   갑자기 무슨 소리를 듣고 멈춰 서 그 소리를 청강합니다.

   그 소리는 선택하고 가게하는 영혼의 소리‘다이모니온Daimonion ’

   소크라테스는 그 말씀을 따라

   아테네의 이념과 원칙을 세우고 청년들을 일깨웁니다.

   그는 예수님이 장사꾼의 소굴로 만들었던 성전을 정화하고

   정권과 율법의 하수인으로서 기득권을 가진 세력들을 공격했던 것처럼

   마치 솨파리처럼 위선적인 정치인과 그릇된 정치를 질타합니다.

   결국 그는 권력 있는 자들의 비위를 거스렸고

   청년들을 홀리고 잘못된 종교이념을 전파한다는

   가당치 않은 이유로 고소되어 사형 당합니다.

 

   ‘다이모니온 Daimonion’의 신령한 소리

   소크라테스만 도우시고 길을 정해 주는‘다이모니온’이 있고

   다른 사람들은 이‘다이모니온’이 없는 건가요?

   그러지 않을 겁니다. 모든 인류 안에는 누구나 이 분이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를 ‘다이모니온’이라 불렀지만

   도우시는 이 ‘성령’  또는 ‘하느님의 숨결’ ‘말씀’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단지 소크라테스나 물님은 이 소리를 듣고 실천에 옮겼지만

   들을 귀가 없고 눈이 가려진 사람은 볼 수도 듣지도 못 할 뿐입니다.

   소크라테스는 길을 가다가도 이소리가 들려오면

   그 자리에서 그 말씀을 듣기 위하여 한 시간 한나절,

   하루 종일이라도 서 있었다고 합니다.

   친구들은 그가‘하늘의 소리를 듣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이런 소크라테스를 혼자 놔 두고 그 자리를 떠나갑니다.

 

   소크라테스는 말씀을 듣는 순간 하늘과 땅과 자신이 하나로 이어졌고

   이 순간 하느님 앞에 선 실존 實存으로서 단독자요 독생자였던 겁니다.

   그리스도가 어떤 분입니까?

   경전은 그리스도와 하느님이 하나 된 분. 하느님 안에 그리스도가 있고

   그리스도 안에 하느님이 계시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 홀로 서 있는 이 사람이야 말로

   그 시대의 철인이요 그리스도가 아닐 런지...

   소크라테스가 바로 존재가 하늘에 닿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물님은 잠결에도 말씀이 들어오고 시가 떠오르면 눈이 벌떡 떠져서

   연필을 들어 말씀을 옮긴다 합니다.

   그 말씀이 시가 되어 시집으로 말씀으로 텐에니어 수련으로

   이렇게 뭇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물님의 ‘다이모니온 Daimonion’ 그 소리를 청강합니다.

 

   이스라엘이 지파별로 땅을 분배하고 맨 먼저 세운 곳이‘도피성’이다.

   우리가 못 먹고 살 때는 자살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생활고를 겪는 사람은 물론 각 분야에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 자살한다.

   지금 사회가 못 사는 사회가 아닌데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피성’의 의미를 되살려낼 필요가 있다.

   우리 현실 속에 도피성의 예를 들면 거리 청소년, 노숙인을 위한 쉼터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고대 사회는 탈리오의 법칙 즉 ‘눈에는 눈 , 이에는 이’

   피의 복수를 당연히 여기고 대를 이어 복수하는 체계였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중동 국가들을

   점령하고 통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견딜 수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복수를 당연하게 여기던 시대에 본의 아니게

   정당행위, 과실치사 등으로 살인하게 된 경우

   긴급하게 도피를 해서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장치가

   바로 이스라엘의 ‘도피성’ 제도이다

   이 도피성은 요단강을 사이에 두고 6군데 세워졌다.

   피치 못하게 사람을 죽인 자들은 그 근방에 있는 도피성으로 피난한다.

   피난 온 사람들은 성내 회당에 신고를 하고 보호받게 된다.

   도피성에 온자 들은 정상적인 재판을 받을 때까지 목숨을 연명할 수 있다.

   도피성에 있는 제사장이 죽게 되면 그 사람은 고향에 돌아갈 수 있다.

   이와 같이 죽음이 지배하는 사회에 예수님이 도피성 같은 역할을 했다.

   죽음의 노예인 인류의 도피성, 세상의 권력으로부터 도피성 역할을 했다.

   군사정권 시대에 ‘명동성당’이 도피성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시대에도 그 곳으로 피신하면 공권력 투입을 자제했다.

   우리 사회는 이와 같은 도피성이 필요하다.

   끓는 냄비 뚜껑에 구멍이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이 인류의 도피처가 된 것처럼

   이제 우리가 사람들의 도피처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사람이 죽고 싶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면 죽지 않는다.

   친구 다섯 명이 있으면 결코 자살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아무도 없다. 고립무원 孤立無援이다.

   이럴 때 사람은 막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를 못해서 죽었다는 이야기처럼

   말 못하고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 황당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

   우울증은 자기 자신에게 화풀이하는 거다.

   분노의 에너지가 자기 자신을 향할 때 우울증이 생겨난다.

   우울증은 들리지 않는 한과 분노의 에너지이다.

   피할 수 있고 들어주는 그런 대상, 이 세상을 살아가야할 사명이다.

   살다보면 재난을 당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암울한 인간관계 속에서 자녀를 키우다가도

   누구나 사람은 도피성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우리의 도피처는 예수님이시지만 우리는 이 세상의 도피처 역할을 해야 한다

   사람들 중에‘나한테만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그대가 그대 자신에 대해서 관용을 베풀기 때문이다.

   자기보다 높은 커트라인을 세운 사람에게는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에너지에 따라서 사람도 물질도 찾아온다.

   당신이 당신 자신을 받아주는 것처럼 나를 받아달라고 찾아오는 것이다.

   우리가 답답한 일을 당할 때 무엇이 도피성이 될 수 있을까?

   우리의 도피성은 예수님이시고 하느님이시다.

   내가 주의 도피성 안에 있을 때 내 자신이 도피성의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런 사람의 공동체가 도피성이다.

   일단 그 공동체 안에 들어오면 보호해야 한다.

   누구든지 도피성에 찾아오면 그 안의 사람들은 그를 죽여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에 숨구멍 같은 역할을 교회가 해야 하고

   그게 교회의 힘인데 오늘날 교회는 그런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 시대에 교회가 도피성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교회는 마지막까지 도피성에 찾아온 사람들을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

   그들을 용서하고 보살펴야 한다.

    그걸 놓치면 그건 교회가 아니다.

   살인자라도 도피성에 들어오면 살려주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도피성 안에 사는 사람들 바로 이곳이 도피성이다.

   자살이 많은 이 시대에 도피성 역할을 못하는 교회의 책임이 크다.

   오늘날 교회가 도피성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고

   학교, 가정이 도피성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 진정한 도피성을 찾고 또 교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도피성의 존재,

   우리의 도피성이 그리스도이듯이

   우리 자신이 공동체가 또 교회가 바로 사람들과 이 시대에

   도피성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말씀이 귓전에 생생합니다.

   그렇습니다. 정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말로는 그리스도를 읊으면서 몸은 딴 곳에 있습니다.

   인류의 피난처이신 그리스도에게 그런 책임은 다 떠맡기고

   우리는 피난처는커녕 맘대로 멋대로 욕심의 길을 갔습니다.

   도피성, 이 말씀은 인류의 방주이자 마지막 산 희망입니다.


                                                                         s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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