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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거리

2010.04.09 20:30

요새 조회 수:3005

  혜진이를 서울로 보내고, 이제는 정말로 혼자가 되었다.  
나의 인생에 중년을 아름답게 만드는 시간이 시작된 것 같다.

  어제밤  혜진이가 좋아하는 샤브샤브도 먹고,  덕진공원에 가서  사진도 찍고  벗꽃과 목련도 보고,   향이 좋은 차도 
마시면서  딸을 보니까, 서울로 가게 된 혜진이는 얼굴에 화색이 돌고 생기가 있어 보였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혜진이를 서울로 보내면서  그동안 기우, 혜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결혼 생활 내내 아이들 교육에 온 정성을 다해서  살아던 시간들이  지금은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어떤 상황에서든  긍정의 힘을 잃지 않았던 나에게 칭찬과 박수를  보낸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것 같다. 정말 열심히 살았던 시간들....

하나님이 나에게 맡겨주신 선물인 기우, 혜진이   이제 자기 인생을 잘 찾아 갈 꺼라고, 나는 이곳에서 축복을 해 주는 것
으로  그리고 내 인생을 멋지고 아름답게 살아 가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것 같다.
 
해거리:  나무는  가끔 아무 이유없이 열매를 맺지 않는 때를   해거리 라고 한다.
몇해 동안  열매를  맺느라  몸 안의 에너지를 다 소진한 나무는  1년간  열매 맺기를  쉬면서
재 충전하는 시간을 갖는데  그 게 바로 해거리라고 --------
한 해를 쉰  감나무는 다음해.   가지도 더 굵어지고,  더 튼실하고  맛난 감을 맺는다. 

   나무에게도 그렇듯.   사람에게도  휴식의 지혜가  필요하다.
나는 올해의 1년  해거리를 통해서  다른 삶을 준비하고  있다.   
필요한  시간을  잘 준비하고 있다고 내 스스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