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꾼 오랜만에 룸브아 소식 전해드립니다.
2010.08.07 04:05
푸른빛으로 그 풍요로움을 자랑하던 룸브아의 땅이 다시 건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빛바랜 얼굴을 하고 쏟아지는 태양의 이글거림을 온몸으로 맞으며 더욱 퇴색되어져가고 있는 이때입니다. 나무들은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제 색깔을 잊어버린 채 점점 그 무거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향하여 달려드는 흙바람을 어째하지 못해 아이들을 향하여 교실로 들어가라고 소리 지르는 선생님과 거친 흙바람과 뜨거운 태양빛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공을 차며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봅니다. 먹은 것도 없어 힘도 별로 없을 텐데 쉬는 시간이면 종횡무진 운동장을 가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딱히 무엇이라 읽어낼 수 없는 표현할 수 없는 뭉글뭉글한 감정 덩어리들이 올라옵니다.
어느 날은 장로님께서 선생님들과 함께 방과 후에 배구를 하자고 해서 오랜만에 기분에 들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비상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장로님께서 아이를 보내어 청심원을 빨리 가지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약을 가지고 달려가 보니 아이 한명이 쓰러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얼굴을 확인해 보니 주일학교에도 잘 나오는 아이었습니다. 급하게 청심원을 먹이고 아이를 안정을 시킨 다음 집에 돌려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친구들과 함께 집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시 배구를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이하나가 달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아까 쓰러졌던 아이가 다시 가다가 쓰러졌다는 것입니다. 먼저 급하게 선생님들을 보내고 뒤쫓아 갔더니 그 아이가 다시 가던 길을 끝내가지 못하고 쓰러졌던 것입니다. 선생님들에게 집안 환경에 대해 알아보니 집에는 어머니도 안계시고 아버지도 밖에 나가서 일하고 있어서 집에 가도 돌보아줄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저렇게 쓰러진 것도 그동안 먹지를 못해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몸을 보니 뼈 위에 가죽만 붙어 있는 격이었습니다. 눈을 드려다 보니 핏기가 전혀 없는 것이 빈혈인 듯 싶습니다. 선생님들의 의견도 아마 그동안 먹지 못해서 영양부족으로 빈혈이 심하여 쓰러진 것 같다고 합니다. 장로님께서 우선 영양제와 비타민을 챙겨주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할 수없이 모든 계획을 취소하고 선생님들 두 분과 함께 아이를 차에 태워 말티사 병원으로 보냈습니다. 그 아이는 그날 병원에서 포도당을 맞으며 치료를 받았습니다. 건기가 시작되고 또 가장 추운 계절이 시작되면서(이곳 케냐는 7, 8월이 가장 춥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추위와 굶주림으로 학교에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한 번은 교인 중에 한 분이 몸이 아파서 오랫동안 교회에 나오지 못하여 전도자와 교인들 그리고 장로님께서 심방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주일이 지나고 며칠이 후 심방을 가는 중에 전도자로부터 전화가 급하게 전화가 왔습니다. 더 급한 일이 있다며 다른 곳을 심방을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급하게 차를 돌려 다른 보마(마사이들이 사는 소똥집)로 향하여 도착해 보니 젊은 엄마가 벌써 시체가 되어 기다리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사인을 알아본 즉 아이를 출산한 후 아무것도 먹지 못하여 굶어 죽은 것입니다. 시체를 오래 집에 두는 것을 싫어하는 마사이 부족사람들인 지라 남편도, 친정아버지도 도착하기도 전에 급하게 간단한 의식을 치르고 그냥 땅에다 묻더라는 것입니다. 이 일을 직접 보고 온 장로님도 또 전해들은 우리들도 참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런 저런 많은 힘들일 속에서도 이들에게도 기쁜 날이 찾아왔습니다. 6월 29일 하비람에서 5명의 청년들이 룸브아를 방문하여 거의 한 달간을 머물다가 7월 24일 날 돌아갔습니다. 오랜만에 하비람에서 친구들이 찾아와 저도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에게 노래와 율동도 가르쳐주고, 농구와 놀이 그리고 그리기와 종이접기등을 가르쳐 주며 아이들과 깊게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도 7월 16일날 룸브와 가족 운동회를 열었는데 스텝진으로 선생님들과 함께 온 마음과 온몸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함께 했습니다. 감기로 인해 아픈 아이들이 많아 날마다 종목마다 선수교체가 이루어져 제대로 연습할 수가 없어 힘들었습니다. 2명의 선생님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생님들이 처음 경험하는 것이어 선생님들 조차도 처음부터 가르쳐야해서 쉽지 않았지요. 아이들보다 승부욕이 강하고 또 이기는 것에만 포커스가 마쳐져 있는 선생님들을 가르치며 설득하며 해 나아가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때로는 지치고 힘들어도 거뜬히 이겨내고 그 역할을 잘 해 내 준 백일이 고맙고 대견합니다. 무엇보다도 어린이들과 어른들 모두 합쳐 300여명의 점심식사와 준비물등을 준비하며 경제적으로도 스폰서로 함께해 주었습니다. 직접 밥해 먹어가며 시간 나는 대로 노동도 하고 마사이사람들 집에 가서 함께 생활도 해보았지요. 남은 일주일은 케냐 이곳 저곳을 두르 다니며 여행도 했습니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대지는 점점 말라가는 이때 입니다. 이렇게 가뭄이 계속되면 이곳 마사이들은 또 언젠가 비를 따라 길을 떠나겠지요. 길을 따라 떠나기 전에 비가 올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8월 2일 아이들은 한 달 동안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그나마 학교에서 break time 때 주는 우지와 점심시간에 주는 키대리로 먹을 것을 해결을 했는데 방학이면 아이들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 먹을 것은 있긴 있는 것인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그나마 비가 오면 염소들이 건강해서 염소젓이라도 짜서 차이를 끓여먹으며 살 수 있겠지요. 아이들이 굶주림으로 인해 병들지 않도록 기도해 주세요. 무엇보다도 방학이면 어른들이 생리가 시작된 소녀들을 할례를 시킵니다. 8월이 가장 추우면서도 선선한 계절이어서 그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요즘은 법적으로 걸리고 또 학교에서도 할례를 시키지 말라고 강력하게 이야기를 하고 상황이어서 옛날처럼 크게 축제를 벌이며 하지 않고 몰래몰래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누가 했는지 조차도 모릅니다. 어린 소녀들이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또한 위하여 기도해 주세요. 우리는 늘 함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댓글 2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94 | 기적을 만들어낸 세여인! [1] | 물님 | 2010.08.16 | 3064 |
593 | 솔트 | 요새 | 2010.08.13 | 3091 |
592 | 세종대왕의 격노-송현 | 물님 | 2010.08.09 | 3009 |
591 | 보고픈 춤꾼님, 케냐... | 도도 | 2010.08.09 | 3246 |
590 | 2010년 여름 구름 [1] | 요새 | 2010.08.07 | 3339 |
589 | 사랑하는 물님, 도님... | 춤꾼 | 2010.08.07 | 3190 |
» | 춤꾼 오랜만에 룸브아 소식 전해드립니다. [2] | 춤꾼 | 2010.08.07 | 3118 |
587 | 문의 드립니다. [1] | 우현 | 2010.08.06 | 2994 |
586 | 비움과 쓰임 | 요새 | 2010.08.05 | 3127 |
585 | 막달레나님, 이름이 ... | 도도 | 2010.07.23 | 31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