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얼을 담는 그릇 / 유영모
2010.09.14 13:17
몸은 얼을 담는 그릇
몸은 부모로부터 받았으면 다치지 말고 가야 할 것이다. 몸이 무엇인가 하면 자기 얼을 담는 그릇이다. 그런데 간혹 사람들은 개죽음을 하는 이들이 있다 전선에 가서 싸우다 죽을 줄도 알아야 하지만 죽지 않을 곳에 가서 죽는 개죽음은 하지 말아야 한다. 얼의 그릇을 다치면 그 얼도 온전하지 않게 된다. 음식을 담았는데 음식은 엎질러도 그릇만 상치 않으면 좋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릇도 성하고 담은 것도 성해야 그 정신행위가 올바르게 된다. 증자(曾子) 같은 이는 일찍 이것을 안 사람이다. 우리는 증자의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 성하게 받은 몸을 성하게 가지고 가야 한다. 남에게 빌린 그릇을 성하게 쓰다가 성한 채로 돌려드려야 한다. 그간 썼으니 늙어 버렸지만 될 수 있는 대로 성하게 도로 갖다 놓는 것이 옳다.
성하게란 성(誠)의 길을 가야 한다. 그러므로 적극적으로 성해야 한다. 몸성히 가는 것이 그리스도 정신이라고 본다. (1956)
꽃교회 낮게 드리운 벽면에 새겨진 말씀 한자락 신즉신전 身卽神殿 , 당신의 몸이 곧 하느님의 신전 이 보다 더 인간을 영화롭게 하는 말씀이 어디 있을까? 어느 건물, 어느 공간에 묶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얼을 담는 그릇으로서 그 존재가 있는 곳이 성전이요 교회인 사람, 그리고 그의 언어가 복음인 사람. 바로 인간이 그렇게 존엄한 존재이며, 하느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로서 몸성히 가는 것이 그리스도의 길이라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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