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끊는 비결
2010.11.06 21:44
담배를 끊는 비결 |
2010-10-27[17:54] 입력 |
오래 전 일이다. 1997년 마닐라에서 SUSTRAN이라는 교통환경 국제연대조직의 총회가 열려 그곳에 참석했다. 그 때만 해도 나는 교회에 다니지 않았고, 하루에 한갑 반 정도의 담배를 즐겼다. 당시 함석헌 선생님이 번역한 간디 자서전 <나의 진리실험 이야기>를 보면서 간디의 솔직함에 탄복했던 나는 인도에서 온 사람들에게 간디를 존경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디의 비폭력과 평화 사상을 비롯한 여러 문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사흘째 되는 날 저녁을 먹고 난 뒤 인도에서 온 어느 대학교수 한사람이 내게 이런 지적을 했다. "아니 당신은 간디를 존경한다면서 어떻게 술 담배를 그렇게 즐기는가. 내 생각하건대 술 담배와 경건은 어울리지 않는다. 간디를 존경한다면 경건함을 추구해야 하지 않겠는가." 변명할 말도 마땅치 않았고 얼굴이 빨개져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얼버무렸다. 그의 지적은 정확했고, 나는 지금도 그의 논리에 공감한다. 그의 말대로 경건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담배는 어울리지 않는다. 환경이나 녹색을 말하는 사람들에게도 담배는 어울리지 않는다. 자신의 건강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져다주면서 대의를 말하는 것은 몸과 말이 따로 노는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애연가들에게 담배를 끊는 고통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래서 오죽하면 담배를 끊는 독종과는 사귀지 말라는 말까지 있을까. 다행히도 요즈음에는 이런 독종들이 너무나 많지만... 하지만 누구나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비결이 있다. 우선은 결심이다. 결심이 서지 않은 사람에게서는 의지력이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심을 하고서도 중독성인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90%이상이 하루를 견디지 못하며 작심3일이 95% 이상이라고 한다. 이들에게 귀가 확 트일만한 정보를 전해 주고자 한다. "담배가 피우고 싶을 때, 솔잎을 씹으라!" 깨끗한 솔잎을 구해 잘 씻어서 담배가 생각날 때마다 2-3잎을 씹으면 신기하리만큼 담배 피고 싶은 생각이 사라진다. 경험자들은 알겠지만 껌, 사탕, 은단 등등 모든 먹을 것은 담배 끊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입이 더 궁금해지고, 금단현상이 심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솔잎은 확실하게 도움을 준다. 그동안 내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이 방법으로 성공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는 30년 골초였던 일본 간사이대학 교수 아베세이지(安部誠治)이다. 솔잎은 그의 담배를 끊는 것을 확실히 도와주었다. 그가 한국에 안식년으로 와서 머물 때 나는 아베 교수, 그의 자녀들 함께 강원도 설악산을 간 적이 있다. 콘도 베란다에 쪼그려 앉아 담배 피는 모습이 워낙 궁색해 보여, 그에게 담배끊기를 권하고 "비법"을 전수한 다음 즉시 실행에 옮겼다. 첫날부터 그는 대성공을 거두어 나는 그의 부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칭찬도 받았다. 그의 말인즉 "수십번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솔잎은 최고의 비결이다"라고 지금도 고마움을 표한다. 담배를 끊고자 하나,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담배끊을 때는 솔잎이 최고"라고 전해주자. 30-40개의 솔잎이면 충분하다. 우리 모두가 담배를 끊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건강이나 공기, 경제적 이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향기를 꼽고 싶다. 담배 피는 사람에게서는 하나같이 할아버지 냄새가 난다. 썩은 악취라고 할까, 죽음의 향기라고 할까. 그 불쾌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미지가 중요한 현대를 살면서 멋진 향기를 피우지 못할 망정, 썩은 악취를 피워서야 되겠는가. 담배 향 대신에 인격의 향기를 날리며 살아간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임삼진(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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