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0134
  • Today : 510
  • Yesterday : 966


웅포에서

2010.12.05 19:47

요새 조회 수:1368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 나비 (제비꽃님) [1] 고결 2012.07.05 1430
182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428
181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1426
180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1424
179 물님 2011.01.25 1423
178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1420
177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1414
176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412
175 비 내리면(부제:향나무의 꿈) / 이중묵 [4] file 이중묵 2009.01.21 1412
174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