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 과거와 미래의 분명한 조우
2010.12.27 06:36
새해 - 과거와 미래의 분명한 조우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찾아드는 회한과 함께 설레임이 있다. 그것은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던 과거와 미래의 분명한 조우를 확인하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임박한 미래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 가에 대한 과제 앞에 서게 되면 사람들은 당황스러워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삶에 대한 확인과 선택, 결단과 행동의 과제가 자신 앞에 주어지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 인생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오늘의 나는 어떤 나인가? 이런 자기 확인의 물음을 진지하게 묻게 되면 현재의 자신 안에서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동기가 싹이 트게 된다. 또한 지금까지의 과거를 변형시키고 도약하게 할 수 있는 추동력을 얻게 된다. 인간의 구원은 3차원적 시간의 굴레인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영원한 지금 안에 있다. 인간은 그리스도의 완전성을 향한 믿음의 비전 안에서 자신의 구원을 확인한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은 되어감의 존재이다. 내가 지금은 애벌레 상태로 있다 해도 나비가 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이 있다. 내가 지금은 육체와 물질에 자유롭지 못하다 하더라도 하나님과 하나 되고자 하는 믿음의 열망은 나를 그 세계로 인도해 갈 것이다.
에니어그램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지구는 영혼의 연단을 위한 영적 광야이다. 강철이 불 속에서 나오듯이 지구의 풀무불 속에서 나의 영혼은 정금처럼 정화되게 될 것이다. 수많은 시험과 유혹을 지나서 우리는 지혜의 산 그 정점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약속된 가나안에서 유산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나간 과거를 애통해 하면서 회한의 바다에 자신을 침몰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길을 가다가 넘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일어나지 않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하나는 한 가지 잘못을 했다고 해서 영원히 잘못된 것처럼 확대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수련의 장에서 보면 첫사랑에 실패해서 그 이후로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 그녀는 하나의 경험을 했을 뿐인데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되지 않은 하나의 사건을 인생 전체의 실패인양 받아들이는 자기 저주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이 바로 자기 자신에게 내리는 인생의 형벌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벌을 내리는 분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것은 하나님을 인간처럼 생각하는 신인동형론적 사고방식이다. 하나님은 선한 자나 악한 자를 가리지 않고 햇빛과 비의 자비를 주신다. 다만 썩은 나무는 그 비를 통하여 더욱 썩게 될 것이고 생명 있는 나무는 그 비와 햇빛으로 더욱 잘 자라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세계는 인간의 상대적 상식을 뛰어넘는 차원 높은 기준이 있다. 하나님은 인간이 깨닫는 것보다 훨씬 더 지고한 차원의 사랑이다.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그 절대적 사랑이다. 믿음은 그 사랑과 은총의 부름에 대한 응답이다. 우리가 따르고 순종하는 것 역시 그 사랑이다. 인간은 그 사랑에 접촉할 때 철부지 아들이 집 나가서 온갖 고생하다가 아버지의 고마움을 아는 것처럼 용서의 힘을 알게 된다.
하나님의 사랑을 만나는 것은 이미 용서조차도 없는 하나님의 용서를 경험하는 것이다. 그 용서는 나의 모든 과거와 삶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수용으로 나타난다.
“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계획에 맞게 살아가기만 하면 모든 일이 유익한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 (롬 8: 28)
용서의 힘은 위대하다. 용서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교회사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사람들은 자신을 용서하는 사람들이었다. 초대교회를 박해하던 사울은 자신의 과거마저 일체를 은혜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가. 인간의 사랑은 다분히 감정적이고 동정적이고 정욕적이다. 그러나 이 부족한 사랑마저도 크고 완전한 사랑으로 가게 하는 징검돌이 될 수 있다. 거룩한 사랑, 일체를 뒤덮고 일체를 영광스럽게 하는 큰 사랑이 나에게 도래할 때 그 일은 성취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의식이 변화되고 더 높이 상승하기를 간구할 때 그 일은 필연적으로 ‘오늘’ 성취되게 될 것이다. 그 성취는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나를 향한 소원이기 때문이다.
새해! 아버지의 꿈을 이루어드리는 새해가 되도록 하자. 온 인류가 한 아버지의 자녀임을 가르치신 예수의 신비를 성취하자. 교리와 교파주의를 뛰어넘어 천하 만물이 고대하는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하자.
끝으로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한 마디를 덧붙인다.
“나는 오늘 한 가지 꿈이 있습니다. ....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할 때, 모든 마을과 부락에서, 모든 주와 도시에서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할 때, 우리는 더 빨리 그 날을 향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모든 자식들, 흑인과 백인, 유대인과 이교도, 개신교도와 가톨릭교도가 손에 손을 잡고 옛 흑인 영가를 함께 부를 그 날을 말입니다. 마침내 자유, 마침내 자유, 전능하신 주께 감사하나이다. 우리는 마침내 자유로워 졌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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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물님! ~.~*
귀한 말씀 앞에 오래도록 머물러 앉았습니다.
새해에도 더욱 행복하시고 강녕하소서!
...ㅎㅏ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