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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내게

2011.01.27 07:37

하늘 조회 수:4301

 

그대는 내게   /신 영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이 있다. 그 목적이 어디에 있든지 간에 우리는 매 순간을 호흡하며 시간을 살고 삶의 시간을 흘러 세월을 엮어간다. 그것이 신이 주신 선물이든, 현실에서 버거운 짐이든 간에 우리는 그 시간 속에서 흘러가고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세월을 따라 흘러만 간다면 이 한정된 시간의 삶이 참으로 아깝지 않겠는가. 그 어디엔가 그 무엇엔가 내 몫으로 살아야 할 목적이 있음이 분명한 까닭에 하늘이 주신 樂天知命의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지천명(知天命)을 넘어 이순(耳順)을 향할 즈음에는 세상과 더불어 사는 순한 삶이길 소망해본다.

 

 

      그대는 내게  /신 영

       


      그대는 내게
      꿈을 꾸게 하고
      희망을 품게 하고
      소망을 준
      그대는 내게 아름다운 사람

       

      그대는 내게
      인생의 가치를
      삶의 의미를
      내 존재를 일깨워 준
      그대는 내게 희망의 사람

       

      그대는 내게
      살아 있어야 할 이유를
      살아가야 할 까닭을
      살아 있는 의미를 일러 준
      그대는 내게 소중한 사람

       

       

      *故 박완서 선생님을 추모하면서...


       

      지난 1월 22일 한국 뉴스를 만나며 마음의 쓸쓸함과 허전함을 느끼고 말았다. 한국문학의 거목이었던 소설가 박완서 선생의 별세 소식이었다. 박완서 선생은 不惑의 늦은 나이에 소설가로 등단했지만, 지난 40여 년간 쉼 없는 창작과 끊임없는 작품 활동으로 한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 스무 살 꽃다운 나이에 겪은 한국전쟁은 평생 잊지 못할 상처이자, 글을 쓰는 이유가 됐다고 말한 고인은 전쟁의 비극을 다룬 작품들로 큰 발자취를 남겼던 것이다. 노년기에 접어들어서도 창작을 게을리하지 않은 '영원한 현역'이었던 고인의 최근작들도 우리 문학에 값진 자산으로 남았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장석주씨는 "고인은 우리 현대문학사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신 분"이라며 "현대사의 아픔을 헤쳐온 경험을 소설로 형상화한 것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며, 생활어법에서 그대로 건져 올린듯한 살아 있는 문장이 우리 문학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세계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기억은 6.25전쟁과 분단의 상처다. 1970년 발표한 데뷔작 '나목'을 비롯해 '엄마의 말뚝' '목마른 계절' '부처님 근처' '겨울 나들이'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등의 작품들이 전쟁과 분단을 소재로 삼았다. 1970년 발표한 초기 작품들은 하나같이 서민들이 겪은 전쟁의 아픔을 위로했다."

       

      박완서 선생이 불혹의 나이에 작가의 길로 들어선 일은 작가를 꿈꾸다 생활에 안주한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주부들에게 큰 희망이 되었다. 가정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던 평범한 주부에서 자신의 세계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던 선생의 그 용기가 뭇 여성들의 꿈과 희망과 소망이 된 것이다. 선생의 작품 속에는 어려운 문체보다는 생활어법이라는 쉬운 문체로 독자들과 만나 깊은 감동을 주었다. 또한, '서 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등의 작품에서는 여성의 시각으로 삶을 돌아보며 여성문제를 조명한 섬세하면서도 예리한 작품이기도 하다.

       

      선생은 내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릴 적부터 그림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던 한 남자의 아내이고 세 아이의 엄마였던 아주 평범한 주부가 꿈을 꾸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불혹의 나이 40에 등단하여 창작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박완서 선생의 쉼 없는 창작과 끊임없는 작품 활동은 내게 꿈이고 희망이 되었다. 늦깎이로 문학 활동을 시작한 내게 큰 위로와 용기가 되었던 것이다. 不惑에서 知天命으로 가는 길목에서 세상의 이치를 삶의 의미를 조금씩 깨달아가는 나이가 되었다. 이렇듯 창작 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10여 년이 다 되어간다.

       

      나도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이 되고 싶다. 그 누군가의 가슴에 아직 놓지 못한 꿈, 잃어버리지 않은 꿈을 가진 작고 평범한 이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이 되고 싶다. 어쩌면 그것이 하늘이 내게 주신 樂天知命의 삶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가슴에 남은 아픔과 상처 그리고 깊은 한(恨)을 함께 풀어내고 싶다. 삶을 풀어내며 쌓아놓지 않아 자유로운 삶의 노래를 맘껏 부르며 사는 우리의 인생이면 좋겠다. 늦깎이 소설가 박완서 선생이 평범한 내게 꿈이고 희망이었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예술쟁이(글, 그림, 춤)면 좋겠다.

       

       

                                                                                                                 01/26/2011.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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