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박정희
2011.03.09 19:40
아! 박정희
1997년, 김영삼의 문민정부 말기, 그동안 김영삼 정부의 실정으로 레임덕 현상이 일어나고 연말 대통령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박정희에 대한 향수가 일기 시작하였다. 동아일보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직무를 가장 잘 수행한 대통령”으로 박정희가 압도적 지지를 얻은 반면 김영삼 대통령의 직무수행능력은 형편없이 낮았다. 신문사의 여론조사를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당시가 김영삼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때라는 것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박정희에 대한 향수는 분명한 사실이었다. 중앙일보는 20회에 걸쳐 <아, 박정희>를 연재했다. 박정희를 영웅화시킨 이인화의 소설 <인간의 길>이 발간되기도 하였다. 박정희 추모 사업들이 공개적으로 추진되고,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좋아하는 사라들의 모임”도 결성되었다.
이러한 박정희에 대한 향수에 편승하여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김종필이 “자민련이야 말로 박정희의 적자”임을 내세웠다. 신한국당의 이인제는 자신의 키가 박정희의 키와 같다는 것으로 박정희와의 동일성을 주장했다. 이수성은 “21세기형 박정희 리더십을 보여주겠다”고 했으며 이한동은 “정통 보수인 나만이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계승할 수 있다”고 했다. 이회창은 “대구·경북은 조국근대화를 이룩한 대통령이 나온 지역”이라고 했다. 중앙일보에 이어 조선일보도 박정희의 생애를 연재하였다. 박정희의 인기가 높아 감을 의식해서인지 김대중 대통령조차도 박정희기념관에 국고 1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박정희에 대한 향수는 이제 향수로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정치현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는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선풍을 일으키며 한나라당의 구체적인 실세로 등장했다. 그것도 어느 정도의 지분이 아닌 박근혜가 충분히 대통령에 당선될 수도 있을 정도로 그 지지 세력이 대단했다.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두고두고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박정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면이 있는가 하면 긍정적인 면도 얼마든지 있다는 것에도 동의한다. 매우 어려운 시대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고 한국 현대사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한다. 그에 대해서 깊은 한이 서려있는 이들도 있지만 그에 대해서 동경을 하고 있는 이들도 있음도 인정한다. 이렇게 박정희에 대한 평가가 평가하는 이들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천양지차임도 사실이다.
정도의 차가가 있고 숫자의 차이가 있을 지언정 과거에 대한 향수는 존재한다. 이승만에 대한 향수, 전두환에 대한 향수도 있다. 심지어 일제강점기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이들도 있지 않은가? 비교적 정당하고 온화한 시대에 대한 향수 보다는 극적이고 폭압적인 시대에 대한 향수가 더욱 크다.
박정희에 대한 향수, 전두환에 대한 향수, 일제강점기에 대한 향수를 보면서 필자는 그것을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으로 보고 싶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범에게 인질로 잡혀서 숫한 고통을 겪었던 이들이 재판정에서 오히려 인질범을 두둔하는 정신병적인 현상이다. 인질이 인질범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되는 현상, 인질범에게 인간적인 동정이나 연민을 느끼는 씁쓸한 증후군이다.
필자는 1959년생으로 초·중·고등학교 시절을 온통 박정희 독재의 시대를 살았다. 그 시대는 통제된 시대, 진실을 알 수 없던 시대, 박정희의 생각과 다른 생각은 용납될 수 없었던 시대였다. 이렇게 필자의 세대는 철저히 세뇌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어쩌다 들은 진실 한마디가 세뇌교육을 깨뜨렸다.
- 김홍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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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신문, 내가 좋아하는 메스컴이 나를 그렇게 변형시킬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어릴적 박정희대통령은 저에게 신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동네방네, 학교, 관공서 기상나팔처럼 창공을 울렸었지요
희대의 살인마 희틀러도, 스스럼 없이 사람 죽인 스탈린도 당대에는다 신이요 영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 인간이라는 점을 알았을 때
온몸이 쓰리고 아팠습니다 ^* 건필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