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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란(Zolan)의 '동심'

2011.03.22 12:34

구인회 조회 수:10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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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란(Zolan)의 '동심'   


 

 천사였을까? 공기였을까? 한 개의 씨앗이 땅에 떨어진 이후

 어린 아이가 맨 처음 하는 일은 하늘의 숨을 들이마시는 일.

 그 숨은 땅의 숨이고 사람의 숨이고 또 하늘의 숨, 젤 먼저 하늘의 숨을

 먹은 아이는 숨을 불어넣은 풍선처럼 하늘을 나는 꿈만 꿉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숨을 먹은 아기는 너무도 쉽게 산과 나무와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하늘을 날아다녔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이제 꿈 속에서

 조차 하늘을 날 수  없게 돼버렸습니다. 

 몸이 무거워진 것이죠, 아니, 맘이 무거워진 것일 겁니다.

 놀잇감이 없어도 개나리 이파리, 측백나무 열매, 오도개 한 줌 ,

 탱자 하나 사금파리 몇 개에도 웃고 설레이고 행복하던 날,

 솔잎 냄새, 풀꽃 냄새를 맡고 토끼풀 시계를 만들고 햇빛의 색깔로

 그림을 그리고 신의 목소리들과 더불어 춤추고 노래부르던

 유년시절의 환희와 행복을 그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요?

 문득 문득 마음껏 날아오르던 환상의 세계를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위 그림은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트 아티스트,

 평생 어린이의 세계를 가슴에 품고 울고 웃고 놀다간 천재 화가,

 도날드 졸란 (Donald Zolan , 1937~2009)의 아이들 그림,

 그의 이름보다도 크리스마스 카드나 퍼즐, 아이들 그림으로 더 알려진

 졸란은 미국 일리노이드에서 나서 세살 때 그림을 그리기 시작,

 다섯살 때 이미 수채화로 그 지역 미술대회에서 입상한 적이 있으며,

 여덟살 때 유화를 그려낸 기막힌 미적 소질을 지닌 작가입니다.

 고작 13세에 미술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는가 하면 전액 장학금으로

 시카고 '미국 예술 아카데미'를 졸업합니다. 그 후 코카콜라 산타클로스

 편에 그의 일러스트가 채택, 이름이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되고 동시에

 상업미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승승장구하게 되지요. 

 아울러 순수회화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여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 그의

 작품이 전시되고, 그의 작품은 최상의 라이센스로 접시나 인형, 장식품,

 퍼즐 등에 새겨져 인기있는 상품으로 팔려나갑니다.

 한편 그는 성공한 작가로서 사업을 확장하는데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남모르게 병든 어린이나 생활고를 겪는 젊은 아티스트를 돕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의 마지막 꿈도 가난한 예술가들의 예술적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박물관과 짓고 프로그램을 설정하는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병에 걸려 71세를 일기로 꿈 꾸듯 그의 생을 마무리하게 되지요.

    

 졸란의 그림을 보면 마치 자신이 아이인 것 것처럼 어찌나 호기심 많고

 장난끼 넘치는 아이들의 표정을 재미나고 생동감 있게 그렸던지 처음

 그림 앞에 섰을때 이 그림이 내 마음이요, 내가 꿈꾸는 세상이라고

 생각할 정도였지요. 이런 천진난만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배경은

 역시 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자란 환경에 있고요,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어린시절에 대한 황금같은 단편들은 오래된

 친구와 마주 앉아 있는 듯한 따뜻함과 순수함, 친근감으로 배어나고

 이것은 그의 아이들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의 그림의 원천은 동심과 그리움인 것 같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고향을 그리워 하듯이 삶 속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고 되찾게 되는 게 본연의 마음이지요.

 그러나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이 시대의 생활인으로서의 삶은 꿈과

 그리움도 사치인지 모릅니다. 걱정 많고 각박한 생활만큼이나 마음도

 삭막해졌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이 또한 구실이 아닐까요.

 마치 겨우내 너무 많이 먹어 배부른 청둥오리가 집에 돌아갈 생각을

 안하고 풍요로운 방죽에 주저 앉아 계속 먹어대는 것처럼요.

 

 "누구든지 가진 사람은 더 받게 될 것이고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졌다고 믿고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루가 8:18)

 돈과 명예, 건강, 지식 등 우리가 많이 가졌다고 믿는 것들이 사실은

 안개와 같은 것이고, 그림 속 아이들처럼 지금 이순간 풀벌레와

 들꽃송이 하나에도 감동하고 기쁨과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은

 무한히 받게 되고 이미 하늘나라를 사는 사람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졸란의 선택과 결단은 매우 탁월해 보입니다.

 그림을 통해서 배부르고 가장 행복한 시절로 돌아갈 수 있으니 말이죠.

 과거에 대한 미련이나 미래에 대한 염려 없이 지금 이순간의 삶이

 아이들에게는 천국이고 최선의 선택인 것처럼 평생 한 인간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을 있는 그대로 그리며 살아버린 셈이니 말입니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세상을 발견할 수 있는'

 빛나는 눈을 가지고 있어요. 이 시기는 무한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_졸란

 

 졸란의 그림에는 아이들의 눈으로 본 놀라움과 순수, 기쁨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함에서 잃어버린 천국을 찾게 되고 본인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통해서 천국을 본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지요. 

 무턱대고 자연을 떠나 책과 물질 속으로 들어선 삶이 당연한 건 줄

 알았는데, 스스로 삶을 딱딱하고 무미건조하게 만들어 버린 자신을

 발견하고, 결국엔 단절된 시간을 거꾸로 올라가 행복을 뺏어버린

 어릴 적 자신과 다시 만나게 합니다.

 그리고 서서히 자신으로 회귀합니다. 바로 귀일(歸一), 자신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야말로 졸란의 아이들 그림의 신비스런 힘.

 

 사람들이 이렇게 졸란의 그림에 끌리고 다가서는 것과 같이

 진달래가 진짜 진달래가 피는 불재로 오게 된 것도 

 사람들이 불재 뫔 진달래를 찾는 이유도 거의 비슷한 걸 겁니다.

 나무와 들꽃을 친구 삼으며, 풀벌레와 나비와 햇빛이 춤추는 곳에서 

 그림처럼 신나게 뛰어 놀고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기 위함이지요.

 하느님께서 날마다 수고하시는 자연 속에서 자신을 찾는 사람이

 어찌 길을 잃을 수가 있으며, 다른 사람과 싸우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이용하거나 괴롭힐 수 있겠는지요. 졸란의 그림과 같이

 이 진달래의 영토가 바로 아버지의 품이고 성소이고 학교입니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것이 책이고 선생님이고 선한 세계로 안내하는

 성직자라고 굳게 믿게 합니다.

   

 오랜 세월 무한히 솟구치는 아이의 마음, 하느님의 마음을 품고

 이 땅에서 통째로 하늘나라를 살다간 '도날드 졸란(Donald Zolan)'

"하느님께로 돌아와 어린아이와 같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고 했던가

 동심의 세계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날다가

 자신을 닮은 아이들을 만나 갑자기 하늘나라에 올라가버린 졸란,

 졸란은 지금 이 그림을 통해서 소꼽장난을 하며 웃고 있습니다.

 

                      

 

                                                's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