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에서
2011.05.02 10:07
신천에서 신현희
어둠 속에 너를 가두고
웅크려 울고 있는 아이야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잉태되어온 너의 시간은
소유권 상실의 원초적 슬픔
생채기 붉은 실로
고치를 짓게 한 가시바늘은
너의 자만을 위한 경종,
네 안 천 개의 보화를 위한
나침반의 떨리던 바늘
들리니?
돌돌돌 굽이치는
여울의 노래
고치의 빗장을 풀고나와
은빛 반짝이는 햇살에
오랜 눈물을 말리고
공기 흘러 짜놓은
유백의 보드라운 천
촉각의 더듬이를 세우라
예민한 겹눈 들어
끌어올린 땅 밑 수액
초록물감으로 토해내는
수직 가지들을 보아라
꽃잎 절구에 낙하한 햇살
잘게 부서진 생기 가루 마시고
젊은 갈빗대로 물결 가르는
한 마리 금선어를 따라가 보렴
온전한 숨
방해받지 않는 고요
지금은 탈피의 순간
네가 서 있어야 할 곳은
지난 시간의 고치동굴 아닌
지금, 여기!
결빙의 계절을 뚫고
부활한 생명들의
소리 없는 합창 거룩한
신천에서는
날갯짓 가만 가만
꽃잎 위의 나비로 날으렴
댓글 4
-
구인회
2011.05.02 13:32
-
세상
2011.05.02 18:06
콩!콩!콩!~
수행님께서 올리신 자작시를 보는데. 왜 저의 맘이 떨릴까요?
수행님께서 시를 배우신다는 이야기가 주마등을 스치며, 용기내어 자신의 시를 올리시는 수행님의 모습이
순간 눈앞을 스쳐 지나갑니다. 그런 모습이 보임과 동시에 제가 쓴 글이기라도 한것 처럼 어찌 마음이 콩닥콩닥거리는지..
시를 읽으면서 다시한번 숨 고르기를 합니다.
그리고 마음에게 말합니다.
그래 여유를 갖자..지금여기에 있는 소리, 빛깔, 냄새, 모양을 그대로 봐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자고..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날개짓 가만가만 꽃잎 위의 나비가 되어보렵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세상 합장-
-
물님
2011.05.03 00:19
언어의 물레방아 소리를 듣는 듯
뫔 시단에 얼굴 내민 것
더 없이 반갑고 ----
-
만나
2011.05.05 10:36
꽃향기 배경삼아 하늘거리는 수행님의 날개짓
어찌그리도 아름다우신가요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1 | 너는 내 것이라 [4] | 하늘 | 2011.06.08 | 5445 |
80 | 바람의 흔적 [2] | 하늘 | 2011.06.04 | 5361 |
» | 신천에서 [4] | 수행 | 2011.05.02 | 6545 |
78 | 당신의 들꽃으로 [3] | 하늘 | 2011.04.28 | 5425 |
77 | 아들아 ,봄 길은 [3] | 물님 | 2011.04.26 | 6157 |
76 | 서로의 모습 속에서 [2] | 하늘 | 2011.04.18 | 6283 |
75 | 그대에게 가는 길 [4] | 하늘 | 2011.04.13 | 6064 |
74 | 경각산 패러글라이더장에서 [1] | 물님 | 2011.04.01 | 6293 |
73 | 밤새 어깨 밑에서 [4] | 물님 | 2011.03.18 | 6341 |
72 | 있구나! 좋구나! 그렇구나 [4] | 물님 | 2011.03.04 | 5867 |
신천하니
하늘을 머리에 이고 사신
信天 함석헌님이 생각나네요
시어들이 어찌 그렇게 맑고 생생한지
수행님의 부활의 시에 푹 빠집니다 ^^*